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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에서<3>만난 안충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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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릉역으로 가는 분당선 열차 안에서
몸매가 잘 빠지고 눈매가 빛나보이는 하얀 개 한마리가 들어서는 것을 보았습니다.
가는 줄을 잡고 뒤따라 들어온 남자분이 문 앞에서 잠깐 머뭇거리자
그는 얼른 빈 의자 자리로 가서 서 있었고
남자분이 더듬거리며 자리에 앉자 그도 양 다리 사이로 들어가 앉더라고요..
그가 입은 옷에는 '안내견'이라는 신분증도 적혀 있더군요.
나그네는 '안충견'이라고 임시 이름을 붙혀봅니다.
장님으로 보이는 주인이 편한 자세로 조는 듯 고개를 숙이자
안충견이는 갑자기 두리번거리며 좌우를 살펴보더니
그제야 자신도 좀 쉬어야 겠다는 자세로 엎드려 누우며 눈을 감습니다.
나그네와 옆에 앉은 분이 주인에게 말을 걸어보았지만 전혀 무반응이었습니다.
그 분은 눈을 못뜨고 말을 알아듣지도 하지도 못하는 중증 장애인이었습니다.
몇 역을 지나기까지 조용히 누워 쉬던 안충견이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며 주인을 깨우는 듯 몸짓을 하더니
전철칸 출입문 앞으로 가서 기다립니다.
복정역에 내린 그들은
눈이 안보여도 소리를 전혀 들을 수도 없고 낼 수는 없어도
같이 내린 사람들과 함께
목적지를 향해 잘 가시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개만도 못한 사람도 있다던데~.."
누군가의 말하는 소리만 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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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연길 : 보통으로 넘길 수 있는 일들도 유회장의 눈에 띄면 타인의 가슴을 울리는 글이나 사진으로 표현되는 것을 느낌니다. 유회장님 ,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2008-07-01]
나그네 : 반회장님! 좋게 봐 주는 그 마음에 고마울 뿐입니다~..많은 사람들이 가볍게 읽고 넘어가지만, 친구의 깊은 이해와 격려는 더 큰 힘이 됩니다^^*.. [200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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