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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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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야~!
이번에 네가 현이를 데리고 광주에 내려가
어머님과 언니 동생 분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한 주간에 네 생각을 많이 하였구나,
우리 온 가족이
매 주일마다 하나님 앞에 나아가 예배를 드리고
식사를 같이 하며 감사할 때마다 내가 가족 앞에 한 말을
기억하고 있겠지..?
“지상의 낙원을 허락지 않으신 주님께서는
우리의 오늘이 ‘평안하다. 안전하다 할 그 때에
잉태된 여자에게
해산 고통이 이름과 같이..’ 어려움은 닥칠 것이며
언제든지 준비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살전5:3)
사람들이 삶의 조건으로 가장 많이 생각하는 재물이
너무 모자란 중에서도
너희는 부모의 별 도움 없이 형제가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
건강과 물질과 신앙생활에 어려움 없이 자녀를 둘씩이나 두고
매 주일 우리 가족이 기쁨으로 함께 하는 자리가
더 없이 감사한 일로 여겨져서 자주 해 온 말이었다.
너희 부부가 힘을 내고
없는 중에도 힘을 보탠다는 우리의 작은 협력은
미친 듯이 치솟는 아파트 한 간을 분양받게 되어
이 땅의 서민이 살아가는 최소한의 안정을 찾고
얼마나 기뻐했었는지..?
오랜만에 아들며느리 자유롭게 사는 곳에 부모가 자주 가는 일도
부담이 되지 않을지..? 하는 나의 말을 전해 듣고
“아버지, 아버지의 집에 아버지께서 오시는 일이 부담스럽다니요..?”
말하던 네 목소리가 어떤 의미를 생각하기 전에
고마움으로 들렸었다.
정희야,
세대차이라는 말을 쓰기도 적당한지는 모르겠다마는
현이 아빠가 조금은 욕심도 내어 보이는 돈 벌기 투자를 하면서
틀림없이 만류할 것으로 알고 있는 부모님이 부담스러워서
전혀 상의 한마디 없이 행한 일들이
완전한 실패로 들어날 즈음에서야 겨우 윤곽을 알 수 있었구나..
‘우리 정희가 불쌍해 어떻게 하나..?’
D-5에서 어머니와 나는 밤잠을 설치며 걱정을 하면서도
힘없는 부모의 한계를 소리 없는 한 숨으로 내쉬며
하나님께 기도드릴 수밖에 없었다.
사람의 연약함과 욕심으로 저지른 과한 의욕이
성인이와 가족에게 너무도 큰 짐으로 남게 된 것을 두고
죄 용서를 구하며
호된 채찍이 너무 큰 상처로 남지 않고서도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자녀에게 주시는 큰 교훈을
깨달아 얻게 해 주실 것을 구했다.
교회에 다녀오면서도
이미 다 알 수 있는 일을 되묻는 것도 마음만 더 상할 것 같아서
그냥 놓아두느니 원가에 이르는 값으로 다운시켜서라도
급전의 위험을 덜어야한다는 한마디만 말해줬을 뿐이었다.
월요일에 사무실에 나오면서 생각했다.
돈이야 이미 손해를 본 것이지만
처음 겪는 실패에 어찌 할 줄을 모르고 땀만 흘리는 성인이를 생각했다.
오직 믿음으로 착하고 올곧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남편의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협력하고 신뢰를 보내는
정희 너도 떠올렸다.
그나마 아무 것도 모르겠지만
요즘 더 예쁘게 재롱떠는 현이를 생각하면서는 잔잔한 미소가 입가에 돌았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인이의 마음 상태였다.
위로와 용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이 생각났다.
옥션과 G마켓을 통한 인터넷 판매대에서
구매 창을 통하여 성인이에게
작으마한 이웃들의 위로와 힘이 되어주기를 바랐다.
일지기 돈에 대한 실패로 큰 어려움에 빠져봤던 나로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돈과 관련된 부탁은 평생 하지 않기를 바라는 터이기에
작은 것이지만 부탁을 말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스스로 깊게 느껴 알게 됐다.
혼자서 먼저 대상을 두고 생각해 봤다.
1. 인터넷을 할 줄 알며 구매라도 할 수 있는 사람.
2. 구매 금액으로 부담을 염려 안 해도 될 시람.
3. 나의 부탁의 의미를 이해하고 기쁘게 받아줄 사람.
위의 조건들은 모두가 평상시 내가 가깝게 생각하는 나의 판단에 의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중요하고 모든 것을 덮어버릴 수 있는 것은 3항 조건으로
이해와 신뢰관계로 서로 믿어도 괜찮은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2만 오 천여원의 금액으로
내가 부담 없이 가볍게 구매 부탁을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의외로 찾아내기가 힘들었다.
몇 백 명에 이르는 친구들..
수백 명의 고향 선후배님들..
그 만한 금액은 식사비라도 서로 내겠다고 찾아주는
평소에 가깝게 지내는 고마운신 님 들이 계시지만
결과는 2만 오천 원 구매 부탁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단 10명을 찾을 수가 없었다..
나의 부탁을 받은 사람들은
누구나 먼저는 성인이를 염려했고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수 있는가를 되물어 주시며
당연한 듯 받아들였다.
물론 나 혼자서라도 그보다는 많은 것을 구매 할 수도 있고
그러한 방법으로 다른 사람들의 구매 의욕을 돋굴 수도 있겠지만
그런 방법이야말로 다른 사람들을 속이는 잘 못된 상술에 불과할 것이었다.
결국은 나도 1개를 사주는데 그쳤다.
물론 구매 상품 평도 쓰지 않았다.
성인이가 먼 훗날까지 살아가면서
실패한 지난날의 어려움을 두고두고 생각날 때마다.
‘그래..내가 힘에 겨운 짐으로 비틀거릴 그 때,
가까이서 보고만 있지 않고 큰 힘이 되어 주신
진정어린 내 이웃들이 있었다..’ 말 할 때가 있을 것을 바랐다.
그러면서 나 스스로 또 한 가지 새롭게 생각 되는 것은
내가 이런 부탁을 가볍게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내가 평소에 작은 것이라도 베풀어 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어쩌면 내게 많은 것으로 도움을 베풀어 주신 그 분들께
다시 사랑의 빚을 구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정희야,
이제까지 부모 앞에서 말 한 마디 얼굴 표정 한 번
다른 기색을 보이지 않던 네가
내 생각을 어머니로부터 전해들은 그 밤에
네 눈에 글썽이는 눈물을 보았다는 어머니의 말씀에
나도 모르게 눈가가 젖어들더구나..
2007. 2. 을지로에서 아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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