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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학병원(병상일기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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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일기3
퇴원으로 가는 길
11.20(목)
하루하루 달라지는 내몸의 가벼움을 인하여 하나님께 감사 드렸다.
친구 김교수가 찾아왔다.
막 수술을 끝낸 직후라서 비몽사몽 중에 자기를 잘 못 알아 봤을 거라고 하면서
병세의 호전도와 과정상 어려움이 없는가 등을 물으며
회진 중에 잠간 틈새를 얻은 듯 레지던트 한 분과 동행했다.
소개해 준 담당 주치의 원교수님의 훌륭한 수술 집도로
치료의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며 원 교수님의 특유의 말솜씨는
회진 때마다 편안함과 확신을 더 해 주시니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오늘부터는 더 이상의 다른 치료 과정은 없겠고 소독과 약 복용과 혈압과 체온을 체크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엉덩이에 맞는 진통제도 중지 되었으니
이제부터는 내 자신이 완전한 걸음을 위해서 조심하며 스스로 단련하며 나아가야 한다.
늦은 시간에 대전의 김진영님으로부터 위로의 전화를 받았다.
신혼생활의 즐거움을 누릴 임신 7개월의 예비엄마,
찾아준 것 이상으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11.21(금)
하나님을 그처럼 가까이 섬기던 다윗왕도
하나님의 임재하심과 법궤에 대하여 바른 이해와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멀리서 두려운 마음으로 바라만보고 있다가 하나님의 엄위와 영광과 자비와 사랑을 깨닫고 나서야
사람이 보는 눈으로는 체신을 잃은 것 같이 춤을 추며 기쁨을 나타냈다.
조용한 아침시간
내가 처음 입원하며 하나님께 구한 보냄을 받은 자리에서 깨달아 얻은 것에 대하여 깊은 생각에 젖었다.
내가 본래 지닌 타고난 성격과 어릴 때부터 자라면서 갖는 나의 생활 태도는
다른 사람들 과 갖는 인간관계를 매우 중요시 해온 삶이었다.
위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땅에 살면서 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은
믿는 자의 첫째 되는 계명과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말씀은
하나님께 은혜 받은 이후로 가장 중요시 하면서도
가장 좋아하는 말씀으로 내 생활의 준칙으로 여기는 말씀이었다.
김홍전 목사님의 말씀을 통하여 믿는 자의 생활 요소로
진실, 신비, 자연스러움은
내 생활 실천에서 너무도 확실하고 보배로운 말씀으로 받아들이면서
얼마나 감사하는 마음이었었던가?
진실이 결여된 것이라면 처음부터 모든 말과 행동이 바를 수 없으며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바로 알고 섬기며
크고 작은 삶의 길과 방향을 보여 주심을 믿고
그 신비로움은 곧 나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이적도 믿고 사는 것이며
하나님 말씀의 대 강령을 모든 일에서
억지가 아닌 자연스러움으로 분수에 맞게 최선을 다해 사는 모습이다.
그런데..
그 모든 말씀들과 뜻을 충분히 이해 한 것처럼 자부하면서
정작 내 생활 속에서 나타내 보인 것은 무엇이었던가?
우리생활의 모든 면에 모든 일에 다 적용 되는 말이다.
그러나, 오늘 그렇게 넓은 것을 다 말하지 않는다 해도
내가 이 병원에 와서 더욱 실감나게 느껴지는 면이라도 새롭게 깨닫고 갈 것을 바라는 마음이다.
그동안 나는 이 땅에서 다양한 부류의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그들과 대화하며 할 수만 있다면 세상 모든 사람들과도 대화하고 사는 마음을 지니고 살아 왔다.
그 중에서 병든 자를 찾아보는 일이나 그들을 위하여 기도 하는 일도 때론 잊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러한 일들은 내 자신이 얼마나 진실 되며 기쁜 마음으로 힘써 왔는가를 생각 할 때에는
앞서 말한 기도하는 자의 양심에 가책이 있었다.
대부분이 상호 관계에 의한 의무적인 태도였으며
진정한 병자의 입장에서 간절한 요구를 얼마나 이해하며 찾아보았는지는
지금 내가 처한 처지에서 갖는 생각과 너무도 다르고 큰 것임을 알 수 있게 됐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네가 (먼저) 대접하라는 말씀에는 턱없이 비교가 안 되는 의례적이고 형식적이었던 것 같다.
특히 내가 출석하는 강변교회에서
교우들의 살핌만 하더라도 누가 언제 어떠한 병으로 고생 했다거나
큰 수술을 했는지 조차도 모르고 있었으며
얼마 후에서야 그런 말을 전해 듣고
가벼운 인사를 하는 것으로 대신 했었던 기억이 난다.
오늘 내가 병원 입원 3주째(16일)에 들어가며
그동안 나를 찾아준 사람들이 얼마나 고맙고 반가웠는지는
오늘처럼 내 자신이 그 자리에 있어보지 않고서는 전혀 알 수 없었을 것이었다.
내 자신만의 일로 다른 사람들에게 부담이나 폐를 안 끼치기 위해서
우리 나름대로 입원 사실을 가족같이 지내는 분과 교회의 목사님께만 알리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알리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많은 시간과 선물까지 준비해가지고 찾아주신 고마우신 님들..
심지어 지방에서 택배까지 보내주신 위로의 선물..
간접으로 전해 듣고 멀리서 들려주는 따뜻한 위로의 전화 한 통화까지..
모두가 그렇게 고맙게 사랑이 전달되어 내 몸 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스스로의 몸도 못 가누시며 누우신 자세로 차를 타고 교회에 오시는 최목사님의 방문 의지의 말씀은 놀라움을 더해 주셨다.
정목사님께서 문병을 오시겠다는 말씀에 같이 동행하여 오시겠다는 말씀을 하신 직 후에
병원에서 산소결핍 진단(1급장애)을 받으시고
곧바로 입원하셨다는 말씀을 들으며
나는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지는 듯한 느낌을 무어라 말해야 할지..?
하나님의 말씀을 서로 같이 공유하여 깨닫고
다 같이 하나님을 경외하며 경배하는 예배에 참석하고
성찬을 통하여 함께 떡을 떼며 포도주를 나누는 거룩한 성도의 교제란
우리들의 실생활에서는 어디까지 무엇을 말함일까?
예수님께서도 이 땅에 계실 때에
병든 자들에게 많은 관심과 병고쳐 주시는 일을 하셨고
최후의 심판 날에는 우리 이웃을 돌아보는 것들 중에 병든 자를 찾아보지 않음이 곧 주님을 찾아 모시지 않은 것으로 말씀하셨다.
야고보님은 병든 자는 장로들을 청하여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라 하였고
병 낫기를 위해서도 서로 기도 할 것을 가르치셨다.
그렇지만 교회의 성도들은
같은 교우 중에 누가 병들었는지조차 모르며 혹 소문으로 들었다 해도 모른 척 하는 태도가 대부분이다.
나 자신도 이 병실에 들어오기 전
언제부터인가 이 문제가 보통의 문제는 아니라고 늘 생각을 했으면서도
내 자신도 그 영역의 범주를 벗어나지는 못했었다.
과부와 가난한 자 병든 자와 옥에 갇힌 자들은 교회 안에서도 항상 있을 것이며
온 교회 성도들은 이를 매우 중요한 생활 실천부분으로 알고
서로 돕고 찾아보며 사랑을 나누는 일에 힘써야 할 것임을 확인한다.
~~~~~~~~~~~중 략~~~~~~~~~~~~
성도의 교제!
진정 그 의미는 무엇일까?
그렇다!
나는 그 빛나는 어휘력으로 정돈된 깊고 큰 의미는 아직도 잘 알 수가 없다.
다만,
내가 지난날 하나님 앞에서
성도들 간의 교제를 두고 이런 일은 확실히 이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입으로 말은 하면서도 실은 잊고 살아온 것이 아니었었던가?
말씀을 받고 깨닫고 입으로 말하면서도 정작 내자신이 잊어버리고 살아온 부분이었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가?
우리 주님께서도 답답하셨으리...
주께서 오늘 나를 이 체험 장으로 보내셨다.
늦은 세월이나마 꼭 필요한 내 생의 과정이라면
이런 일을 통해서라도 더욱 확실히 깨닫고 남은 세월 살아가야 할 것이다.
오늘은 차라리 내가 다른 사람들의 대접을 받지 않음이 더 나을 것이다.
남에게 먼저 대접을 받고나서 따라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의무가 아니던가?
대접을 받고나서 뒤따라가기보다는 늦었지만 앞에 설 수 있으리라.
작은 자 작은 대로 못난 사람 못난 대로 분수에 맞게
우리 주님께서 보여주시는 길이 있다면 기쁨으로 노래하며 나아가리라.
퇴원으로 가는 길
매일 걷는 연습 하면서 약은 점점 줄여 나갔다.
제한된 공간과 시간 중에 한껏 여유를 갖고 하루의 일과를 반복한다.
병원 측으로부터 3끼 식사 시간 외에
회진 소독 혈압 체온 약 배달 진료상황전달 등으로 찾아주고
문병 손님들이 퇴원을 앞두고 많이 찾아주었다.
여기에서 질병이나 사고로 입원 치료를 받을 때
환자 쪽에서는 어느 범위에서 서로 알리고
찾아주신 분들의 문병을 받아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선 환자는 찾아주시는 분들이 반갑고 고마운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문병의 일이 환자 쪽에서 원하여 되는 것이 아니라
문병하는 쪽에서의 마음가짐이 우선이다.
환자 쪽과 문병 자 쪽 사이에는 쉽지 않은 조건들이 놓여진다.
문병하는 쪽에서 마음 시간 물질이 소요된다.
이번에 나의 경우는 내가 입원한 병원이 우리의 평소 생활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 조건이 더 어렵게 됐다.
그래서 입원 사실을 알리는데 극히 제한을 두었었다.
가족이나 혹은 그렇게 가까운 이웃으로 지내는 사람
어떤 일에 약속 된 사람이나 업무상 어쩔 수 없는 사람
교회의 목사님께만 알렸었다.
그런데 2주 이상 입원해 있으니
자연스럽게 알려진 경우의 사람들이 생겼다.
“자네, 마음은 이해한다해도 너무 섭섭하다네”
절친한 친구가 찾아준 자리에서 하는 말을 들으면서
사람들 간의 관계는 역시 일방적일 수 없음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보니 반드시 감춰야할 일이 아니라면
알려야 할 사람을 억지로 제한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생각 되었다.
늦게야 소식을 전해들은 초등학교 친구들을 비롯한
가까운 이웃들의 방문은 오히려 퇴원을 하루 앞두고 제일 많이 찾아 주시니
배려가 아닌 도리어 큰 부담을 안겨드린 셈이 되었다.
찾아주신 님들
윤복재 정연실 안촌의 이웃님들..
김구웅 친구는 바둑 친구로 빠른 회복을 빌어주는 태도였다.
가장 시간을 못내는 형편이면서도
언제나 큰 마음으로 가까이서 나의 하는 일을 이해해주는 친구 문영동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친구들과의 조직과 화목을 위해서 뜻을 같이해온 친구 이한주.. 조충연 한주 친구는 늦게 알려준 것을 책망했다.
"이런 일에 찾아보는 것 말고 무슨 일에 친구의 의미를 둔다는 말인가?" 말해주는 성정만 친구
고향의 어린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장 오랫동안 친구로 함께 해온 이수길 친구
제기동 송장로님은 처남을 위해 기도해주시면서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쵸코랱과 센비 과자를 많이 가져오셨다.
늦게 시간에 쫓기면서 김길웅 김재성 채규오 등 찾아준 친구들의 놀라운 성의에 감사를 드린다.
교회에서 최승일 박영철 교우님과
정병길 목사님 내외분의 찾아주심과 기도해 주심에 감사한 마음이다.
어쩌면 부끄러울 수도 있는 이런 이야기를
사진까지 왜 올릴까 하는 생각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 번 나그네의 입원 사실에서 얻어지는 교훈이
사람들간의 관계를 제일로 생각했다는 점과
개인 일기라는 면에서 두고 생각하는 데 의미를 두었다.
3주 동안 한 집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었다.
원칙적으로 싱글은 없다.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기거한다.
환자는 모두 성(性)이 같지만 보호자는 성별과 관계가 없다.
8층 46호실에는 남자 6명과 부인이나 부모 또는 친구가 환자들을 돌봐주고 있었다.
환자나 보호자 모두에게 동병상련의 마음들이 자연스럽게 나타나 어울리는 모습들이다.
눈을 뜨면서 부터 서로를 바라보게 되고
잠잘 때 소등하는 시간과 아침 기상 시간이 거의 같고
3끼 식사 시간이 같다보니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도
서로의 사정을 얼마간은 알게 된다.
특히 식사 시간에는 서로의 나눔이 잘 나타난다.
환자와 보호자가 먹는 음식이 다르면서도 같이 식사를 하게 되기 때문에
가족이나 가까운 분들이 준비해 주신 음식이 있을 때는 조금씩이라도 골고루 여섯 가족에게 나누어지고
가끔씩은 간식거리도 나누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지언정 폐가 안 되도록 배려가 있고 사랑이 전달되는 작은 사회이다.
치료에 관해서는 더 큰 관심을 갖게 되고 유익한 정보를 서로 나눈다.
중환자로 알고 온 내가 이곳에서는 어느 정도 가벼운 환자 취급을 당하는 모습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허리통증으로 고생하는 군 복무중인 6번실 환자는
매우 어려운 과정을 거치면서도 많은 시간을 책 읽기와 비디오 감상으로 보낸다.
5번실 환자는 테니스 운동 중에 손목의 상처를 입고
치료 중에도 혈액 주머니를 차고 다시나가 테니스를 하고 오는 분으로
순복음교회를 다닌다고 했다.
처음 오는 날 옆 환자와 청소담당 아주머니에게 전도하는 말을 하더니
항상 혼자 앉아 있는 모습이다.
내 옆자리 2번실 3번실 4번실 환자는 모두 오토바이 타고 가다가 당한 사고 환자였다.
박지웅님은 14주 치료기간을 두고 진료와 수술을 받게 되지만
수월하게 되는 편은 아니었다.
삼척에서 보모님들이 오시기도 하지만 충직으로 봉사하는 친구의 도움을 받으면서
치료 중에 임용고시에 하격하여 다음대비 공부를 한다.
김문수님은 다른 사람이 볼 때에는 발 끝 일부로 보이지만
수개월 치료 중에도 아직 끝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
긴 병원생활에 아는 지식도 많아서 많이 가르쳐주며
나에게도 목발 보행법을 잘 가르쳐 주었다.
늦은 신혼 생활에 보는 사람의 마음도 안타깝다.
우리 병실에서 가장 어렵게 치료 받는 박상완군은
당사자는 물론 보호자와 병원 의료진까지도 함께 어려움을 면할 수 없는 처지이다.
병세의 호전을 아직 장담할 수 없는 암울한 마음에 안타까움이 크다.
4개월째 다리 본 상처 수술을 하기 위해서 해야 되는 피부 이식 수술등 준비단계 치료부터 쉽지가 않다고 한다.
아들은 전자 게임등으로 아픔을 잊으려하지만
엄마의 눈은 한시도 아들의 발에서 떼지 못하고 손으로라도 발을 풀어주면서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픈 엄마 마음...
찾아주신 이모네와 동생
오토바이 사고는 우리 생활에서 작게 생각 되는 듯한 생각도 들지만 생각 외로 많고 치명적이다.
오랫동안 입원해 있는 환자들은 이웃 병실에 마실을 오가기도 한다.
한쪽 다리를 잃고 절망의 울음으로 많은 날을 보내야 했던 옆방 젊은 아씨님은
이제 모든 것을 벗어던져버리고 밝고 환한 웃음과 맑은 목소리로 인사를 준다^^*..
환자와 간호사
병실 입원 환자에게는 간호사들만큼 기대 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병원에 가서 입원 하기 전부터 만나게 되고
퇴원 때 마지막 인사를 주고 받는 사람도 간호사이다.
아직 어린아이들에게는 요구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고 편안함을 주는 엄마가 있듯이
환자들에게는 모든 것을 들어주고 해결해 줄 것 같은 간호사가 있다.
의사의 진료가 원활하게 되어가는 데에는
의사의 손발이 되어주고 가능하면 머리까지도 되어주려는 간호사들이
빛나는 활약상을 보여주면서
한 편으로 환자들에게는 필요에 따라 수시로 드나들면서 돌봐 주는
희망의 천사들처럼 찾아준다.
한 환자에게 담당 간호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8층 서병동에는 주야로 10 여명의 간호사들이 항상 자리를 지키면서
서로 주어진 임무에 따라 민첩하면서도 물 흐르듯이 필요한 자리를 채워준다.
간호사들은 환자나 보호자들의 요구에는 즉시 반응을 보여주며
더는 어쩔 수 없는 한계 앞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새벽 4시 30분,
깬 잠이 오지 않기에 목발을 짚고 통로로 나와보니 긴 통로는 조용하기만 했다.
그때 카트를 밀며 순회하던 한 간호사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유일성 환자분, 잠이 안오세요?
이 물 한목음 드셔보세요. 좋은 물이예요."
컵도 없이 물병을 내 입에 대 주었다.
갈증이 나고 안나고 생각도 하기전에 우선 두어목음 마셨다.
"저는 야근 중엔 이 좋은 물을 가지고 다니면서 자주 마셔요.."
그러면서 방금 내 입에서 뗀 병의 물을 그대로 입에 대고 마시는게 아닌가?
환자와 간호사~!
한 간호사가 환자를 저렇게 대접해 줄 수 있는 것일까?
나의 경험으로는
환자와 간호사는 사담을 나눌 시간이 전혀 없고 짧은 눈 인사가 대부분이다.
오늘 박애리 간호사와도 고향이 군산이라는 짧은 인사를 나눈 적이 있을 뿐이었다.
항상 누구에게나 밝은 웃음에 맑고 시원한 말씨로 대해준다.
화려한 퇴장에 죄송스러운 인사를~..
나그네의 병상일기 1번을 읽은 제주도의 친구(김종수)가
올려준 답글이 생각나서 이글 앞에 쓰게 되었다.
야곱이 환도뼈(고관절)의 탈골을 당하면서
만난 천사를 나그네도 만나고 온 것은 아니냐고..?
그렇다!
나그네는 이미 만났었다,
퇴원 수속을 마친 시간에 잠깐 만나자는 한 간호사의 전화를 받았다.
오늘 새벽까지 야근을 했었기에
잠자다가 바쁜 걸음으로 급히 찾아온 간호사,
나그네에겐 그가 바로 천사였다.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두 분게
******* 하고싶은 말이 있어요^^
*******"너무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기도할게요♡"***
종종 안부전화 드릴게요~
막둥이 딸에게서 전화 온 것처럼 기쁘게 받아주실거죠**?
퇴원을 축하해 주는 화분과
노오란 편지지에 적힌 글은
나그네와 보는 우리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수고는 저들이 했고 작은 선물하나 전해주지 못했는데도
오히려 사랑의 선물을 받아들은 나는 어떤자란 말인가~..??
"46호실 우리방에 계신 여러분께
앞서 나가는 제가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고 섭섭합니다.
모두 치료 잘 받으시고
건강 회복하여 기쁜 인사 나누는 날 있을 것을 바라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나오는 나의 마음이 왜 그렇게도 무거운 것인지?
"원 교수님과 김상환 선생님을 비롯한 의료진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상원이 엄마 기원자 집사님께서 주차장까지 따라 나선다.
조용한 저녁 시간에 복도 의자에 앉아 쉬면서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믿음과 간구에 대하여 말씀 드렸을 때
두 손으로 눈물을 닦으시며 은혜에 감사 하시던 집사님..
어둔밤 캄캄한 밤에
앞이 안보이는 암울한 새벽을 향해 갔던 나를
3주만에 다시
한 낮의 광명으로 빛을 받으면서 아들 차에 오르니
여기까지 지켜주시고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만이 나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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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연길 : 유회장님! 이 자리를 빌려 새해 인사 드립니다. 새해에는 이런 불상사 없이 유회장님 자신과 온 가족에게 좋은 일만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2009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반연길 [2008-12-31]
나그네 : 2008년 한 해를 마지막 보내면서..작은 키 늘려주고 빈 마음자리 채워주는 큰 친구 있어 행복 했지요..새 해에도 마음이 가고 몸이 가는 그 곳에 늘 함께 하기를 바라면서~ 하나님이 내려주시는 복을 누리시길^^*** [200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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