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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고향사람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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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람(1)
1970년 봄이 열리고
교회에서는 부활절 을 앞둔 고난 주간을 보내던 4월 초 금요일
청년 나그네가
금요일 아침 금식을 한 채 고향 후배 신애자님을 만나기 위해서
신세계 백화점 옆의 서울 중앙우체국 앞으로 가는 길이었다.
청량리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가 신당동에서 54번 버스로 갈아타야했다.
시내버스 정류장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그때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사람이 나그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아~! 성님!”
“?.. 일성이~!”
자나가는 사람들도 우리의 놀라는 소리에 모두 쳐다봤다.
그 분은
고향 대야 외덕에 사시면서 불구의 몸(곱추)으로 다리도 절지만 부모님의 사랑도 못받고 형님 밑에서 매우 어렵게 살아오신 분이었다.
생활이 어렵다보니 형님까지 냉대가 구박으로 여겨지고
모든 사람들의 천시의 눈길을 피할 수 없었지만,
언젠가부터 대야교회라는 곳을 찾아와 본 뒤부터는
유일하게 사람대접을 받아보는 곳으로 알아서
절룩 걸음에 지팡이를 의지하며 먼 걸음 하여 대야교회까지 찾아오시고
예배후에는 점심 국수라도 같이 들면서 헤어지던 고일곤 님이었다.
손철재를 비롯한 우리 친구들 몇몇은
몇 살 위인 그 분을 놀림 반 대접 반 부르던 이름이‘성님’이었었다.
그런데.. 십 수 년이 지나서 이곳에서 만나다니..
왕십리 시장에서 장사하는 아시는 분을 찾아갔다가
화곡동 장애자 유숙하는 곳으로 돌아가려던 중이라면서
손에는 무와 배추 몇 포기 얻은 것을 비닐에 싸서 들고서
지금 버스를 타려던 참이었단다.
우선 가까운 식당으로 가서
식사부터 대접해 드리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시 정류장으로 나갔다.
낄낄대며 쳐다보는 여학생들을 향해서는 나그네의 날카로운 눈매로 나무랐다.
버스 정류장은 요즘처럼 한 곳에서 타는 것이 아니라
그 길이가 100m는 되었을 것이다.
여자 안내양들이 있어서 차를 탕탕 때리며 운전기사에게 신호를 주며
문을 열기도 하고 닫기도 하면서 그 긴 정류장에
손님을 태울 곳을 알려 차를 세웠다.
젊은 사람들이야 몇 십 미터씩 차를 따라 앞으로 뒤로 뛰기도 하지만
노인들이나 약한 사람들은 버스를 따라다니며 타는 일이 매우 힘든 일이었다.
기다리던 화곡동 경유하는 버스가 왔다.
성님이 앞으로 나가는 버스를 타기위해서
저는 다리로 뛰어달려서 겨우 차 문 앞으로 바짝 달라붙었다.
그런데..
문을 열고 손님을 태우려던 안내양은 ‘성님’을 보더니
얼른 문을 다시 닫은 채 쾅쾅 문을 두드리는 것이 아니던가?
순간,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나그네는 분노의 눈빛이 번뜩였다.
바쁜 중에 동작이 어려운 장애인을 태우는 일이
시간을 끌고 안전에도 부담이 간다는 생각이었겠지만
그 것은 결코 아니지 않은가..?
정장을 한 나그네는 뛰어 달려가 버스를 따라잡아 세웠다.
버스는 멈췄고 나그네는 버스를 발로 차면서 올라탔다.
“차, 세워~!”
“손님이 오고 있잖아!”
성님을 버스에 태워드리고 나서 나그네는 안내양에게 말했다.
“안내양, 왜 이러나?
이 형님을 화곡동 내리실 곳에 바로 안내하여 내려드리지 않으면
내가 그냥 있지 않을 것이요..” 차번호를 적으며 말할 때,
안내양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현실이었기에 겁을 먹은 듯 “죄송해요..” 하고 말했다.
나그네는 안내양 가까이에 가서 한마디 다시 일렀다.
“안내양, 안내양도 가난하고 약한 자들 편에서 힘든 일을 하고 있지요?
저렇게 힘없고 약하신 분을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멸시하고 박대하면
저 분은 어디 가서 위로를 받고 힘을 얻어 살아갈 수 있겠어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 곳에 바로 내려 드릴게요..”
눈물이 나려는 것을 억재하며 놀라 바라보고 계시는 성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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