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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님의 고희를 축하드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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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님의 고희를 축하드리며
깊은 밤, 저는 기침 감기를 달고 골골거리며 한 나그네의 걸음 보조에 맞춰 먼 길을 가깝게 걸었습니다.
고희를 맞으신 유 선생님께서 어린아이처럼 옷을 활짝 벗고 웃고 계시네요.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도 옷을 벗고 살았지요, 그런데 죄가 세상에 들어오자마자 그들 부부는 옷으로 수치를 가리고 살았습니다. 거리엔 화려하고도 고운 수많은 옷들이 진열되어 있고 사람들은 그 옷으로 철따라 아름답게 단장을 하고 살아갑니다. 그런데도 단장을 하면 할수록 막힌 벽은 두터워갑니다. 사랑과 순종으로 꽃피고 열매를 맺어야 하는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는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합니다. 나그네님 이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고 바로 제 이야기 입니다. 만약 하나님이 안계셨다면 벌써 파산을 났어도 서너 번은 났을 것입니다. 주의 말씀이 있어 제가 바로 죄인임을 깨닫게 하여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주셔서 이런 몰염치한 죄인을 건져 주신 것입니다. ‘의롭다’ 하심으로 죄가 하나도 없는 사람으로 판정하여 주셨고 성신님을 보내주셔서 의의 길로 인도하여 주셔서 ‘영화롭게 하신다’는 언약을 바라보며 소망을 갖도록 하셨습니다.
유년시절, 죽음의 그늘에 갇혀 속수무책인 절망에서 길을 묻던 나그네에게 하나님은 그리스도를 보내 주셔서 영생의 길을 비추어 주시었을 뿐만 아니라 어머님과 누님, 그리고 이젠 하나님을 경외하는 어엿한 장부가 된 두 아들과 현숙한 자부들 그리고 죽음을 까맣게 잊을 정도로 생명이 충일한 하나님의 나라에서 뛰노는 어린 감람나무와도 손 자녀들의 모습을 보며, 과연 주님은 당신을 사랑하고 언약을 지키는 자에게 은혜를 천대까지 베푸시는 분이심을 보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를 매 주일마다 진리의 말씀을 주의 종들을 통하여 들려주심으로, 그 말씀이 우리가 날마다 걸어가는 좁고 험한 길에 발의 등불이 되고 우리가 평생을 걸어가는 나그네 길에 빛이 되니, 우리로 하여금 어둡고 캄캄한 세상에서도 길 잃지 않고 영생을 생명을 더욱 풍성히 누리게 하시네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혜와 사랑은 과연 바다보다도 깊고 하늘보다도 높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지요, 아직도 갈 길이 멀었지요, 영광의 주께서 다시 오시는 날이면, 우리의 나그네의 인생역정도 끝이 나고 주의 풍성한 사랑가운데서 차마 말을 못하던 옷들도 벗고 활짝 옷을 날이 오겠지요. 주께서 우리의 죄책의 무거운 멍에들을 다 벗겨주고 우리의 속에 앙금처럼 남아있는 아픔과 수치와 슬픔도 말끔히 씻어 주셔서 해처럼 환하게 웃게 주시겠지요.
2009년 11월 11일 새벽3시
裕江 한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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