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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봄날2<일자산.청계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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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이 지났는데도 잔류로 남은 찬바람은
아직도 식물들을 움츠리게 한다.
“아무리 그래봐라~”
마른 풀잎 사이로 새 순이 돋고 파란 잎이 피어난다.
그래도 봄은 역시 개나리와 진달래이지..
이렇게 많은 님들이 찾아주시며 봄의 선물을 기다리시는데..
아이들의 몸은 가볍다.
찬바람에 엄마와 할머니가 입고 가도록 준 겉옷은
집 문밖에 나서면서 곧바로 할아버지에게 맡기고
현이와 림이는 날아가듯 앞서 달려 올랐다.
여러 가지 운동기구에 매달리며 힘도 써본다.
림이가 지갑에서 천원을 꺼내 구운 계란 두 개를 사서 오빠와 나눠 먹는다.
청계천의 봄도 드디어 파란 빛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직은 마른 풀잎들이 더 많이 모여 있지만
곧 새롭게 올라오는 생기 넘치는 새 잎에 자리를 비켜주어야 할 것이다.
물가의 새 풀들은 나그네의 마음을 어린 시절로 이끌어간다.
동네 형과 물가에 가서 나뭇잎 배를 만들어 띄우던 그 시절로..
흐르는 물 북편이 양지바르고 꽃도 먼저 피운다.
웬 외국인 두 님이 신문지를 펴놓고 뭔가를 열심히 문지르는 모습이다.
“뭐 하시는 겁니까?”
세운교 옆에 주물로 새겨진 우리 역사 흔적을 소개한 동판을
색연필로 본을 뜨고 있으며 그것은 예술 작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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