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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년 만에 만난 두 후배님들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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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8(화)
나그네 고향을 떠나온지 60년이 가까와질 때에
대야초등학교 4년 후배 경자와 춘주 두 님을 만났다.
나그네뿐만 아니라 두 동기생들도
서로 헤어진지 50여년이 지나도록 단 한 번의 만남조차도 없었기 때문에
오늘의 만남은 우리 생에서도 매우 특별한 만남이었다.
몇 년 전에 군산에 산다는 춘주 후배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었다.
가끔씩 전화라도 하면서 지내는 문막의 경자 후배님과는
서로 연락을 하면서 전주에 사는 심연희 후배님과도
같이 만나기로 하였으나 무슨 사정이 있어서 오늘은 세 사람만 만나게 되었다.
나와 경자가 먼저 만나고 사당 전철역에서 춘주를 만났다.
얼굴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요즘엔 핸드폰이라는 것 때문에 별 어렵지는 않다.
"여기요!"
많은 사람들 틈에서 손을 번쩍 들면서 춘주가 나타났다.
"나를 찾기 좋으라고 빨간색 옷을 입고 왔어요~!"
재치잇는 말투로 시원스럽게 다가오는 춘주를
나도 어렴풋이 어릴 때의 얼굴을 알아볼 듯 하였다.
대야 초교 34회 춘주는 대야 삼거리에 살면서
자매가 많고 훈이 선배님과도 닮게 보여서 곧 알아볼 수 있었다.
춘주도 경자와 나를 보면서 옛모습을 떠올리며 곧 알아볼 수 있었다고 했다.
우선 조용한 식당을 찾아 식사부터 하고
사당 사거리에서 찻집을 찾았으나 분위기 맞는 집을 찾을 수 없었다.
"차라리 여기가 더 좋으네요~.."
자주 만남이 없는 사람은 이야기 할 것도 별로 없다지만
우리에게는 어떤 이야기도 줄줄 꼬리를 이었고
그 어린 시절로 푹 빠져들어가는 모습이었다.
가을의 한 중심 날씨는 야외에서 쉬어가기에 매우 좋은 날이었다.
예술의 전당 뒷편에는 자유롭게 쉬어갈 수 있는 자리가 있고
자판기 커피만으로도 흡족하였다.
대야 삼거리에 살던 춘주네는 국정교과서를 보급하는 집으로 부유한 편이었다.
그 앞에 양품가게를 하던 경자네 집은 겉으로는 잘 사는 집으로 보였는데
지금 들어보니 매우 어려운 살림이었었다고 했다.
그래도 홀어머니 슬하에 자라던 나그네보다는
모두가 형편이 나았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경자와 춘주는 얼굴도 예뻣고 옷차림도 예쁘게 하고 다녔었다.
대야 삼거리를 중심으로 34회 동기들 중 몇몇 여자 후배들은
유난히 눈에 잘 띄었는데 언제나 앞장서며 놀기 좋아하던 정덕림이는
일찍부터 소식을 끊고산다고 하였다.
이 시대의 청소년들은 학교나 나이에 따라서
오빠 동생을 잘도 부르지만 그 당시의 대야 사회에선
특별한 약조 없이 오빠 동생 누나 동생 부르지 않았었다.
오늘도 경자는 나그네를 오라버니로 부르지만 춘주는 선배님으로 불렀다.
당시에 대야 삼거리를 중심으로 쏘다니던
7명의 그들 이름을 다시 불러보았다.
정덕림 원경자 이춘주 김종숙 전정순 심연희 신민순.
호남고속버스 정류장에서 춘주를 배웅한다.
그가 오늘의 기회를 말해오지 않았다면 우리의 만남은 생각할 수 없었다.
고향을 떠올릴 때마다 고향 산천과 함께 가슴속에 요동치는 것은
2만여명의 대야 옛 출신들 중에서도
남녀간 선후배의 만남이 쉽게 볼 수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잘 가세요 춘주님~!
살아있는 고향의 숨결이
오늘 동생들을 통하여 물결치듯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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