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감정을 넘어서1**
나그네는 소년시절에 책 한 권 들고 마을 뒷산에 오르기를 좋아했다.
소백산맥에서 이어 나온 노령산맥 끝자락에 자리 잡은 대야(大野) 소 읍지.
넓은 대야 들판 끝으로는 만경강 물이 서해바다까지 흐르고
오른쪽 끝은 하늘과 바다가 맛 닿아 있는 수평선이 보였다.
저 들판은 나그네소년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메뚜기를 잡으러 다니기도 했고
대똘(저수로)에서는 친구들과 물고기도 잡고 물놀이를 하면서 수영도 배웠다.
집에서 가까운 작은 동산에는
여러 가지 나무와 풀과 꽃들이 계절마다 색깔을 바꿔가며 보여 주었다.
나무 그늘 아래에 자리 잡고 앉아 책을 보다가
스르르 낮잠이 들기 라도 할 때에는
주로 개미들이 몸을 간지럽힐 때가 많았다.
오후 거의 같은 시각에는
멀리 지평선 위로 하얀 뭉게구름이 올라올 때가 많았다.
마음은 이미 그 구름 속에 들어가서
어느 신선과 함께 휘젓고 다니며 구경하는 느낌을 갖는다.
그런데.. 저 구름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희미하게 그림자처럼 보이는 저 산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분명 그 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을 터인데..
어떤 사람들이 무엇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을까?
그래, 멀고 더 먼 곳에도 사람들은 있을 거야,
그 곳에도 산과 들과 강이나 바다가 있겠고
내가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아름다움이 있을지도 몰라,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아름답고 순수한 자연 속에서
지금도 노래 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릴 때부터 여러 나라 작가들의 책을 읽으면서
나그네는 어느 날에 한 가지 생각을 고정 시켰다.
이 땅 위의 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선악을 구분하는데 공통적으로 판단 할 수 있는 기본이 있고
아름다움을 찾는 감정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따른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보는 바
지역감정은 죄악의 산물임이 분명하게 보여 졌다.
죄가 사람들에게 들어오면서부터 마음이 화인 맞게 되어
감각을 잃고 사는 자들이 타인을 불신하면서부터 거리감을 갖게 되고
점점 지역감정을 키우면서 특히 정치하는 사람들이 내적 무기로 삼아
악용하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경상도에서 태어나 살아오면서
전라도 사람에게 단 한 번 손해를 입지 않았었고
어떤 의심할 만한 말을 들은 적이 없으면서도
어릴 때부터 전라도 사람을 아무 이유 없이 싫어했었는데,
결혼을 전라도 사람과 한 뒤부터
내 자신이 까닭 없이 어리석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뉘우치게 되었습니다.”
동승한 차 안에서 존경하는 어르신님이 하시는 말씀이셨습니다.
*아래는 충청도가 고향이신 강변교회 한 장로님이
나그네의 어린 시절을 들으시고 마음의 뜰에 적어주신 글입니다. *
창을 여니 눈앞엔 가없는 지평선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아련한 지평선을 따라 아스라이 흐르는 선율의 흐름을 타고서
대야들녘을 산책하였습니다.
거기에서 나는 진솔하고 선이 곧은 한 사내아이를 만났습니다.
여우는 어린왕자에게 말하였니다. "밀밭은 나에게 아무 것도 생각나
게 하지 않아. 그건 서글픈 일이지. 그런데 너는 금빛 머리칼을 가
졌구나. 네가 만약 나를 길들인다면 정말 근사할 거야! 금 빛깔이
도는 밀을 볼 때마다 너를 떠올릴 테니까. 그럼 난 밀밭 사이를 지
나가는 바람소리를 좋아하게 될 거야……."
'바람결을 따라 금 빛깔로 일렁이는 밀밭을 보면 널 생각하게 될 것'
이라는 여우의 말처럼 이제 대야들녘을 보면 그 올곧은 아이를
생각할 것이고 그 소년 안에 또 하나의 드넓은 들녘이 펼치어져
있음을 보게 될 것입니다.
남녀노유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서서
그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의 손을 잡아주는 님을 보며
주님께서 나그네님의 뜰을
아름답고 풍성하게 채워주시기를 바랍니다.
가까운 이웃부터 멀리 타국인까지
한 생명 안에서 함께 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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