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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주신 그 자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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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보내주신 그 자리에서*
내가 18일 동안 있으면서 보고 느낀 그 자리는
보통 생활에서는 쉽게 보여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4 시간 동안의 수술을 마친 내가 마취에서 깨어나고
기다리던 아내와 의료진의 부축을 받으며
병실로 돌아온 순간부터
나는 많은 사람을 새롭게 만나게 되었다
환자복을 입은 사람들은
그 속사정은 서로 많이 다를 수 있겠으나
일단은 보호받는 처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동질감을 갖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듯했다
환자는 물론 보호자 간에도 조심스럽게 묻고 대답하면서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24시간 동안
내 몸을 감시하고 살펴주는 사람은 역시 간호사님 들이었다
내가 앉아 있을 때나 누워 있을 때나 잠 자는 시간에도
나에게 꼭 필요한 일들이 낱낱이 체크 되어 시행되고 있었다
또한 사이사이마다
간호사님들이 다 감당 하기 어려운 부분을
조무사님들이 메워주고 있었다
한 점의 오차도 없도록 조작된 기계나 AI처럼
철저하게 작동하면서도
사람의 감성이 짙게 묻어나는 듯 보였다.
간호사나 조무사님들은
내가 휴게실을 가든지 통로를 걷든지
무관심하듯 자유롭게 대하듯 하면서도
막상 나에게 필요한 것을 건네주거나 치료행위를 할 때에는
조용히 옆에까지 다가와서 할 일을 마치고 간다
환자 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오래 누워있지를 못하는 성격이어서
내가 낮 밤을 가리지 않고 움직일 때마다
간호사 조무사님들은 나를 한 눈으로 감시하면서도
나에게는 어떠한 제재나 불편도 주지 않으면서
시선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가볍게 눈인사를 주고받는다
그러면서도 항상 그분들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하고
묻는 태도를 보여준다
오늘 많은 분들이 이렇게 온전치 못한
나 한 사람을 위하여 온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입원 18일 간 중에서도 단 한사람의 불만이나 불쾌감을 볼 수 없었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함께 있으면서도
이렇게 자유롭고 편안한 자리가 어디에 또 있을까?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런 장소가 있었다
아니 환자복을 입은 사람이 따로 없는데도
충분히 그럴 만한 자리가 있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은혜를 입은 성도들이
함께 모여서 사랑을 나누는 그 공동체의 자리였다
어쩌면 의무감보다는
자원 하는 심령이나 자연스러움 에서는
교회의 공동체가 결코 뒤지지 않을 것으로 믿어졌다
그것은 자원 하는 심령이 자연스럽게
우리 모두에게서 나타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기대만큼 이르기에는 아직 때가 이르지 않은것 같았다
우리들의 아름다운 공동체의
통일성을 위해서는 의무감도 필요한데
그것을 받아 오는 근원지는 매우 다른 데 있을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재물의 조건으로 의무감을 갖게되는가 하면
하나님의 자녀는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생할태도에서 의무감을 갖게 되기도 할 것이다.
나는 오늘 양편을 다 좋은 모양으로 경험 하도록
주신 그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내게 보여주신 뜻을 구하며
그 크신 은혜에 감사드린다
나는 오른쪽 어깨와 팔을 다쳐서
오른손을 전혀 쓸 수 없게 되었을 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왼쪽 팔과 손이 나서서
그동안 오른손이 하던 일을
힘겹게 애써가며 감당하는 것을 새삼스럽게 보고 느꼈다
내 몸의 모든 지체들이
하나 같이 모두 긴장하며 조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
'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도 함께 고통을 받고..(고전12:27,26)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요15:5)
말씀을 떠올리며
진실되고 자연스럽고 사랑의 교제가 항상 있는 공동체 안에
나의 자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위로부터 빛의 조명을 받으며
신비의 세계를 걷고 있었으면서도 귀한줄을 모르고
아예 잊고 살았던 것은 아니었었는지
내 한자리의 귀함을 다시 찾은 기쁨이 컸다
***
주님께서 오늘 나에게 허락해주신 자리가
얼마나 복이되고 소중한 자리인 것을
마음이 무뎌진 내 심령에 일깨워 주신 뜻을
다시 새기며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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