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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천을 홀로 걸으며~*
조금만 참으면 되겠지 했는데
2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난다.
지루하고 답답하다 못해서 짜증도 난다.
연휴가 올 때면
앞에 황금 자를 붙이며 즐기는 날로 여겨서
지난날에 우리도 같은 생각으로 온 가족이 함께 하여 집을 떠나서
외국은 아니더라도
국내 좋다는 곳을 이곳저곳 찾아 다녔었다.
요즈음엔 코로나가 입을 닫게 하고
사람들 간에 거리를 두라 하면서
날로 더욱 드세어지니
사람들은 모두 위축될 수밖에 없고
오고가는 일도 자제하라고 한다.
나는 사람 만남을 좋아하지만
오라는 곳도 없고
찾아갈 곳도 없으며
용기 내어서 찾아가도
반겨줄 사람도 없을 것이다.
주일 지나고 연휴 월요일은
나에게 자유로운 날이었다.
우선 하나님 앞에
의무로 여기는 내 할일부터 마치고
걷기 위해서 지도 검색부터 먼저 해 보았다.
그리고 이른 점심을 먹고
전철을 타고 구일역에서 내렸다.
전에 걸으려다가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가다가 돌아선 곳
한강을 향해 걸어보고 싶은 길이었다.
가다가 못가 본 곳은
언젠가 꼭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다녀본 산책길에 안양천이 좋아서
가끔 걷다보니 정까지 든 것 같았다.
남쪽과 동쪽 시작점까지 다 가 봤는데
서북 한강 방향 끝까지 가보지 않아서
오늘은 그 길을 걷고 싶었다.
안양 지역에서
한강 방향으로 갈수록 천이 점점 넓어지면서
안양천 양편으로 걷는 길은
참으로 잘 조성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마음에
무슨 생각을 하면서 걷는지 알 수 없지만
자기 건강을 위해서
열심히 걷는 목적은
모두가 같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물길 건너편에도 걷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건너편을 향해 큰소리로
지른다면 겨우 들릴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잠깐 스쳐가는 사람들이지만
이편은 물론 건너편 사람들까지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할 것 같은 느낌으로
어쩌면 모든 사람들이
친구들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북쪽을 향하여 우측으로 걷는 길은
3단으로 되어있어서
물가로 걷는 넓은 길이 있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중간 언덕길과
벚나무 늘어진 윗길은 쉬어가면서
운동할 기구들과 화장실이 있는
서울 둘레길 이었다.
나는 넓게 보고 싶을 때는 윗길로 걷다가
다시 아랫길이나 중간 길로 바꿔가면서 걸었다.
한강물이 보이고
안양천의 끝으로 보이는 곳에 쉼터가 있었다.
의자에 앉아서 강물을 바라보니
건너편으로 보이는 곳에는
하늘 공원과 노을 공원도 보였다.
2년 전에 내가 병원으로 가기 전날에
걷던 공원이었다.
길은 다시 강물 따라 이어졌다.
나는 오늘 수천 명을 만나고 스쳤지만
정작 알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들과 함께 했고
친절을 보이는 어떤 사람들과는
눈인사도 나누었다.
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꼭 만나야할
그리운 사람들을 찾아가기 위해서
수도권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은 날이다.
코로나의 위협으로 인해서
거리를 멀리하는 일보다
막상 더 두렵고 마음 아픈 것은
오랫동안 함께하던 한 교우 가정이
어느 날 갑자기 알수 없는 일로
기약도 없는 거리감을 선언하고
마침내 우리 곁을 떠나는 일이었다.
초등학생 김태연 양이 부른
♪바람길♪노래가 생각나고
혼자서 흥얼거려 보며 걸었다.
♪길~을 걷는다~ 끝이 없는 이길~
걷다가 울다가 서러워서 웃는다..♪
노래를 다시 떠올리며
강변 아래 길을 따라 홀로 걸었다.
그 길 따라 걷고 걸었더니 당산역이 나왔다.
오래 전에 내가 강변교회에 처음 출석할 때
전철을 타고내리면서 잠간씩 머물 때마다
한창 사랑이 무르익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던
성,박님 커플의 옛 모습을 떠올리며
전철에 올랐다.
매 주일마다 만나보는
우리 교우님들처럼 거리감 없는 가까운 분들이
이 세상 어디에 또 있겠느냐는 혼자서 살아가는
교회 자매의 말에 나도 공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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