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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리고 오늘1(초등학교졸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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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위 사진은 출처도 불분명하나 그 때 그 곳에서 찍은 것처럼
본 교사 우편 강당 사이로 나와서 운동장 거쳐 정문까지 그 날의
정경과 같은 사진...
1955년 3월 22일
♩♪ ♬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
******물려받은 책으로 공부 잘하며
******우리는 언니 뒤를 따르렵니다.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
******부지런히 더 배우고 얼른자라서
******우리나라 새 일꾼이 되겠습니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우리나라 짊어지고 나갈 우리들
******냇물이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우리들도 이다음에 다시 만나세 ** ♬♩
요즘 졸업하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보면서
가물거리는 그 날 그 때를 생각해보며
졸업 노래도 불러봤다.
대야초등학교 강당 안에 들어서는
320여명의 졸업생들에게
35분의 선생님들과 후배들
그리고 내빈 손님들과 학부모님들은
큰 축하의 박수로 맞아주셨다.
전 졸업생을 대표하여
남자부에선 나그네어린이와
여자부에선 장혜순이
1학년 후배 어린이들로부터 남녀가 서로 바꿔서 주는 꽃다발을 받았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영광의 꽃다발이었지만
그 날의 나그네어린이에게는 너무도 슬프고 괴로운 날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마음엔 시기심이나 질투심이 있었던가?
장사나가신 어머니와 일터에 나간 누나도 안 왔고
아는 동네 분들조차 보이지 않는 강당에선 심술궂은 친구의 손에서
꽃다발은 갈기갈기 찢기고 상품 포장도 북북 찢겨졌다.
아침부터 몸이 아팠던 나그네어린이는
졸업 전 6개월 동안 괴롭혀 왔던
재성 그룹 7명의 친구들의 마지막까지의 괴롭힘에도 참아야만 했다.
나그네 어린이 그룹 친구들은 분개했지만 오늘만은 참기로 했다.
눈싸움하기 축구하기 가이생(일본어 놀이) 등에서 편 갈라 경기하다가도
나그네 어린이와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몇몇 친구들은 모질게 맞고
피 터지는 일도 자주 있었지만 마지막 졸업하는 날까지
이렇게까지 할 줄이야 몰랐었다.
강당 입구로부터 학교 정문에 이르는 운동장에는
선생님들과 후배 어린이들이 양 편으로 늘어서서
마지막 작별 인사와 박수로 축하해주었다.
얼굴을 알 수 있는 후배들도 보이고
어린이들 사이에 서 계시던 몇 분 선생님들께서는
나그네어린이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로 보내는 인사를 해주시기도 했다.
교문을 나선 우리들은
앞서가시던 김후경 담임선생님을 따라 철길 넘어 양지바른 곳 풀밭에
앉아서 선생님의 마지막 인사 말씀을 들었다.
“일성아, 너는 가나한 가정에 태어나서도 용감하고 씩씩하게 잘 살아왔다.
부디 훌륭한 일꾼이 되어 잘 살아가거라..!”
선생님께서는 나그네어린이의 어께를 감싸 않으시며 우시며 말씀하셨고
나그네어린이도 큰 소리 내어 울었다.
인간의 사랑과 신앙의 싹을 보여주신 선생님이셨다.
60여명의 반 친구들이
선생님과 모두 울음의 이별 인사를 하는 중에도
재성 그룹 7명중에서는 창덕이만 같이 참석했고
나머지 친구들은 선생님께 인사도 없이 달아나고 없었다.
“야, 일성아, 지금까지 잘 모르고 저 자식들과 한패가 되어서
너를 너무 괴롭혔지만 인제부터라도 잘 지내자..“
창덕이는 지난 일들을 후회스럽게 이야기해 주면서
몸이 아픈 나그네어린이를 집까지 업고 가겠다고 했다.
그 후
김 선생님께는
고향에서와 서울에서 모시고 작은 대접이나마 몇 차례 모실 수 있었고
2003년 8월 서울 명지대 부속병원에서 반 친구들 11명이 찾아가
마지막 뵙고 인사를 드릴 수 있었을 때에
선생님께서는 제자들의 이름을 잊지 않으시고 부르시며
나그네에게는 성공한 사람으로 말씀해 주셨고
나그네는
“이 세상 사람들이 출세라고 말하는
권세나 부나 명예 등 그 어느 것 하나도 못 갖춘
실패한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교훈을 따라
신앙 안에서 삶의 질을 생각하는 삶을 살았습니다.”라는
인생보고를 드렸을 때
“바로 그 것이 성공한 삶이라네..”
약하신 손으로 잡으시며 마지막 주신 말씀이셨다.
선생님께서는 2003년 11월 23일 전주 자택에서
78세의 삶을 주님 앞에 드리며 부르심을 받았고
나그네 혼자서 늦은 밤에 찾아가 사모님과 유족들만 뵙고 돌아왔다.
초등학교 졸업, 초등학교 친구들..
철부지 아이들의 먼 이야기로만 돌릴 수 없다.
젊은 시절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때 적아(敵我)로 나뉘어 심하게도 경쟁하던 어린 친구들이
드라마적인 형태로 어우러진 한 세대의 삶은
밤을 새워가며 이야기를 나누어도 끝이 없으리라...
모두를 만났고 뜨겁게 손을 잡았다.
그 외에도
70년대엔 꽃다발을 건네준 서 안나양을 만났고
며칠 전에는 창덕을 만나 그 때 함께하던 한주와 같이 앉아 식사를 하면서
옛 이야기를 나눴는데..
함께 꽃다발을 받았던 혜순이는 갑자기 전화를 통하여
올 봄에 자신이 운전하면서 고향 마을을 함께 찾아가서
모교와 옛 동네 마을들까지 두루두루 다녀오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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