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오월에 |
|
|
|
|
|
|
오월에
4월이 갔다. 벚꽃 잎들이 속절없이 산화하듯이 4월이 그렇게 갔다.
꽃빛 하늘 올려볼 새도 없이 노을 지는 강물 눈여겨볼 뜸도 없이 나의 4월은 그렇게 갔다. 화사한 봄빛을 그대로 받아드리지 못하고 한 가닥 풀면 두 가닥으로 이어지는 상련의 그림자를 안고 가슴앓이를 하는 사이에 그렇게 봄은 가고 있다.
봄꽃들이 진 들녘엔 초록의 물줄기가 굽이친다.
연두 빛 풀잎 사이로 오롯이 피었다가 초록 속에 스며드는 지혜를 나는 마음 조리며 바라보았다. 아무도 가꾸지 않는 봄 길에 지천으로 피어났던 민들레꽃, 제비꽃, 냉이, 씀바귀 그 작고 여린 꽃들로 수놓은 봄길을 가며가며 봄풀 같이 순박한 이들을 생각하였다.
그 상크름한 초록물이 배인 찔레 순 같은 이들을
옥양목 단을 양잿물에 뽀얗게 우려내어 오월의 말간 볕에 말리듯이
우리네의 고단한 삶도 오늘은 오월의 신록으로 피어나길 희망한다.
- 2005. 5. 17 -
----------------------------------------
裕江 : 계절을 맞을 때마다 저는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오늘도 하늘의 별들은 빛나고 자연을 보내주시는 그 분의 넘치는 자비하심을 감당할 길이 없습니다. 주의 말씀에서 그 답을 구합니다. [2005-05-18]
나그네 : 裕江님의 시가 너무 귀하게 여겨져서 선물로 주신 것 우리 나미송 가족들에게 함께 나누는 마음으로 가져감을 이해해 주세요.. [2005-05-18]
나그네 : 25년 전 오월의 오늘 날짜도 맑고 푸르렀었지요..종로 세운상가에서 후배와 어린사람들로부터 받은 세통의 전화는 목줄기가 양잿물에 타들어가는 느낌으로들려왔어요..피 빛은 바래어 흔적들이 지워져 스민 자리엔 초록의 이파리들이 하얗게 마른 가지들을 가려 덮으려 올라오는걸까..?? [2005-05-18]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