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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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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비가 그친 다음날 길을 걷노라면 온 몸에 흙투성이가 되어 몸부림치는 지렁이를 만난다. 눈도 없고 귀도 없고 다리도 없는 환형동물, 볕은 따가운데 은신할 만한 풀 그늘도 습한 흙덩이도 없는 콘크리트 위에서 마냥 허우적거릴 뿐이다.
그의 애달픈 주검을 보며 길가는 이들은 혀를 찰 뿐이지만,- 그 찰나의 환한 빛 속에서 곱고 부드러이 애무하던 바람결 따라 감미로운 빗방울의 운율이 그의 온몸을 감돌 때, 파도치듯이 느끼었을 그 황홀한 감동을 그들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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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고향은 농촌이기 때문에 늘 농경사회의 일에 매여 목가적인 정취를 느낄 여유가 없었습니다. 장마 때에는 거북이처럼 등껍질을 쓰고 밭에 나가 모 이식을 하기에 여념이 없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 사계가 있다는 것, 또 여름철에 장마가 끼어 있어 들녘을 푸르고 싱그럽게 가꾸어 줌으로 결실을 기대하게 하여 준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입니다.
해질무렵, 풋풋한 들녘에 나가 산책을 하는 멋도 7월이 주는 소박한 보너스입니다.
裕江 : 낙성대 뒤편 까치고개가 생태다리로 복원되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갈 수 있는 후원을 두고 있는 셈이지요. [2005-07-18]
유일성 : 섬짓..그러다가도 애처럽게 보이는 지렁이의 주검..얼마나 높고 큰 눈으로 볼 때 우리의 모습을 실물 형상으로 보여주는가..? 裕江님, 풋풋한 들녘의 산책을 하시는지요..? [200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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