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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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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
나무들은 늘 고만고만했다. 소년은 나무는 안 크는 줄 알았다. 봄이 오면 암팡지고 굴곡진 가지나 벌어진 바위 틈새사이로 진달래꽃이 황홀하게 피어났다. 땔감이 귀하던 때라 어른들은 삭정이들과 더불어 자잘한 잡목들을 육철낫으로 덥석덥석 베어 지게에 지고 내려오곤 했다. 겨우내 통통하게 부풀리어 막 개화하려던 꽃봉오리들이 아궁이 속에서 속절없이 선홍빛으로 타올랐다. 그 농염한 불꽃을 마냥 지켜보는 소년의 얼굴도 술 취한 듯 붉었다. 그래도 꽃은 해마다 시악시 처럼 온 산을 연분홍색으로 단장하고 하교길의 소년을 마중하였었다.
그 길 위로 물이 흐르고 바람이 불고 해가 가고 또 갔다. 어느새 숲은 아름드리나무로 가득 찼다. 그 꽃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반백이 된 소년은 그 시절의 순수를 찾아 두리번거리지만 어디에도 유년의 지문은 남아 있지 않았다.
(푸른 소나무처럼 청정한 모습으로 선친께서 금시 걸어 나오실 것만 같은데,)
- 2006. 2. 4. [입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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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 곧 다가올 기미 3.1, 4.19, 5.18의 선홍빛이 연상되는 그 자리에 욱어진 숲과 연분홍 꽃빛을 흐름속의 역사속에서 바라보시는 노신사...! 나그네도 홍성의 밤꽃길을 걸으시던 옛모습을 더듬어 봅니다. [200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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