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현이 꾸러기학교 생활(꾸러기 학교 선생님 편지) |
|
|
|
|
| |
 |
|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
|
|
납덕골의 청량한 바람 가득 담아 띄우는 편지~
<받는 분 : 이야기꾼 현이 가족>
꾸러기의 가을과 겨울을 수다로 시작하고 수다로 마무리하는 현이는 얼굴에 웃음을 담고 삽니다.
이야기나누기 시간에 바른 자세로 집중도 잘하고 발표할 때 분명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잘 이야기해요.
발표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저 그거 책에서 읽었어요.”라고 자주 이야기하는데, 꾸러기에서도 책일기 무척 좋아한답니다.
꾸러기 규칙 중에 하나가 점심식사를 끝내고 난 다음 양치질을 하고 책을 꼭 한 권 읽은 다음에 바깥놀이를 하는 거예요.
아이들이 책을 너무 안 읽는 것 같아서 최소한 한 권은 읽게끔 하려고 정했는데, 아이들마다 책 읽는 모습이 정말 다양하더라고요. 어떤 애는 책을 들더니 앞표지 한 번 보고 뒤표지를 보더니 다 읽었다고 책꽂이에 꽂고 바로 나가요. (5살 제일 어린녀석이요~ 누군지 아시겠지요?^^>
현이는 책을 고르는 것도 신중하고 한 번 고른 책은 글자 하나 빼놓지 않고 아주 진지하게 끝까지 읽는답니다.
책을 많이 봐서 그런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말로 표현하는 것을 참 잘하는 것 같아요.
현이는 특히나 반짝 연구실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해서 독창적인 작품을 만드는 것을 좋아해요.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면 선생님들도 아이들도 ‘우와~’하는 감탄이 절로 나와요. 그냥 스케치북 한 장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쫙 펴서 두 장을 이어서 그림을 그려요.
아주 높은 탑을 그리려고 하니까 종이가 좁아서 옆면까지 그리게 됐다고 했어요. 일반 아이들이 주어진 종이에만 그리는 것에 비해 현이의 사고는 많이 자유롭고 확장 되어 있는 것 같아요.
무엇인가에 한정되지 않은 자유로운 표현이 현이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자기는 커서 화가가 되겠다고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것도 고정관념인 것 같아서 그냥 원하는 대로 하도록 두고 있어요.
연필 잡는 게 신경 쓰여서 표현에 제약을 받는다면 그것은 잘못된 선택인 것 같거든요. 내년에나 조금씩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현이가 노래를 잘 부르고 부르는 것을 즐기는 편이에요.
기존의 노래를 잘 부르기도 하지만, 그것을 개사하여 부르는 실력도 아주 좋답니다.
선생님이 가끔 원 가사를 꾸러기 아이들과 상황에 따라 바꿔 부르는 것을 듣더니 어느 날부터 현이가 따라하더라고요.
그리고 꾸러기 피아노가 리듬소리만 틀어놓을 수 있는데, 그 것을 틀어주면 음악을 즐기는 아이들이 나와서 그 리듬에 맞추어서 방방 뛰기도 하고 온 몸을 이리저리 흔들기도 해요. 그때 현이는 꼭 빠지지 않고 한답니다.
바깥놀이를 하게 되면 그릇에 모래를 담거나 풀, 돌들을 주워 와서 담고 꾸러기 가방을 메고는 소풍놀이를 하는 것을 좋아해요.
들살이를 할 때는 농기구에 관심이 많아서 탈곡기, 경운기, 괭이, 삽 등 새로운 농기구를 대할 때면 옆에 서서 이리저리 살펴보고 물어보고 직접 해보면서 많은 관심을 표현한답니다.
손톱 깨물기, 고추 잡기 습관은 많이 사라졌어요.
그런데 지난번에 도서관에 견학을 갔을 때 손톱을 깨물다가 피가 난 적이 있어요.
그 후로는 너무 심하게 오랫동안 손톱을 깨물면 몸짓으로 손을 빼자고 알려준답니다.
그런다음에 현이에게만 살짝 왜 그렇게 선생님이 알려줬는지 그 이유를 알려줘요. 그러면 현이가 잘 이해하더라고요.
그게 스트레스가 되어서 더 심해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알려주고 있답니다.
아이들과의 관계를 보면 요새는 또래 남자아이들하고도 종종 잘 어울려서 놀아요.
밥 먹는 자리를 또래 남자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서로 모아놓았더니 영윤이랑도 희상이랑도
칭하게 지내더라고요.
그런데 민택이랑 재성이랑 노는 걸 더 좋아하기에 한 번 물어본 적이있어요.
“현이야, 영윤이랑 노는 게 재미없니? ” 했더니
“아니요, 영윤이랑 노는 것도 재미있는데, 영윤이는 말을 잘 안 해요.
민택이는 말을 많이 해서 민택이랑 노는 게 더 재미있어요.”라고 하더라고요.
또 인준이를 현이 옆에 앉도록 했더니 살며시 제게 와서는 귓속말로
“선생님, 인준이가 말을 별로 안 해서 같이 밥 먹기가 불편해요.”했어요.
웃음이 나오는 것을 억지로 참고
“현이야, 그럼 인준이한테 네가 말을 시켜봐. 그러면 인준이도 이야기할 거야.”
처음엔 식사시간에 너무 말을 많이 해서 밥을 놋 먹을 지경이라 자제시키곤 했는데, 말하기를 좋아하고 자라는 게 현이의 ‘달란트’라는 생각이 들어서 전에 자제시킨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했어요.
그리곤 이야기를 해도 되는데, 좀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밥을 함께 먹으면서 이야기하기를 부탁했답니다.
아직 잘 되지는 않지만 계속 노력하도록 도와주면 차차 나아질 것이라 생각해요. 댁에서도 도와주세요.
밥 먹는 습관을 보면 남기지 않고 싹싹 잘 먹는데, 반찬이랑 밥이랑 국을 다 섞어서 먹어요.
밥이 불어나서 많아지니가 더 천천히 먹는 것 같아요.
국에 말기보다 밥에 반찬을 올려서 먹을 수 있는 습관을 길러주세요.
그리고 아직도 손가락으로 반찬을 집어 먹는 경우가 있어요.
손톱을 물어뜯고 코 파고 고추도 잡고 그 손으로 반찬을 집어먹으니까 어떤 여자 친구들은 대놓고 “아~ 더러워!”하며 손잡기를 싫어하기도 해요.
물론 그 친구들에게 그렇게 이야기하면 현이 맘이 아프고 속상할 수 있다고 부드럽게 이야기해주라고 주의를 줬지요.
현이에게도 그 상황을 이해시켜주면서 젓가락을 사용해야할 필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었답니다.
요즘은 불안해하는 모습은 사라지고 선생님이 뭐라고 해도 그냥 씨익 웃으면서 알았다고 해요.
여유가 생긴 모습이 참 좋아 보여요.
방학동안에 현이랑 많이 이야기를 나눠주세요.
연극이나 다양한 공연들을 보여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건강하시고요, 행복한 새해 맞이하시길 기도드릴게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2008. 12. 26
보내는 이 : 빼빼로, 해바라기, 무지개 드림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