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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인생3<외로운 밤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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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가을 이후 3년여간 나는 밤이 외롭고 싫었다.)
나의 어린시절(3)-외로운 밤에...
어둠이 점점 짙게 깔리면서 집 문 앞을 자주 처다 본다
우리 집 지붕 높이보다
두 배는 커 보이는 팽나무 한 그루가 점점 검은 색으로 변한다.
조금 전까지 시끄럽게 떠들며 놀던 애들은
모두 자기 집으로 들어갔는지 조용하다.
어쩌다가 옆 골목길로
사람이 지나가는 소리에도 귀가 세워지며 관심이 간다.
‘왜 여태껏 안 오실까...?
멀리 십리길 촌부락으로 장사 나가신
어머니를 기다리는 마음은 너무도 간절하다.
전기가 없는 방에 호롱불조차 켜 놓기가 싫다.
내 머리통보다 쬐금 더 큰 창문턱에 턱을 괴고
볏짚으로 엮어 만들어진 울타리 끝에 싸리문 쪽만 바라본다.
깜깜해진 어둠 속에 하늘의 별이 반짝이고
바람에 흔들거리는 팽나무 가지가 형태는 볼 수 없어도
가끔씩 소리를 내준다.
‘지금 아마 지경 삼거리 쯤 오실거다’
그러다가 오늘 같이 어머니가 늦게 오실 때에는
나도 더 긴 생각을 하게 된다.
‘왜 나는 혼자서 날마다 우리 엄니를 기다려야 하는가?’
‘아버지는 왜 일찍 돌아가시고 형까지 죽어 버렸는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가슴 속을 훑고 지나는 검은 그림자 같은 것이 있었다.
그렇다!
그 것은 곧 죽음이라는 것이었다.
내가 거의 매일 이렇게 밤이 늦도록 기다리는 울 엄니..
.군산 공장에 갔다가 일요일 하루만 오게 되는 누나,...
너무 너무 기다려지고 만나는 시간이 그렇게 좋다.
그런데...?
그 함께 있는 기쁨도 잠깐일 것이고
언젠 가는.. 언젠 가는...
우리 아버지와 형을 데려간 그 죽음이
엄니와 나 사이를... 그리고 누나와 나 사이도
떼어놓고 말지 않겠는가..?
슬픈 일이다. 두려운 일이다. 가슴이 답답하다.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은 열심히 바쁘게 살아가던데..
마지막이 가장 두렵고 슬프게 끝나는 것이라면
인간의 삶이란 정말 무어라고 해야 할까...?
그렇다, 꼭 여쭈어보겠다.
모든 것을 그렇게 잘 알아서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께 물어야 겠다
“왜 불도 안 켜놓고 뭐 하냐?”
“엄니-”
어머니의 음성을 듣는 순간에
이제까지의 생각들이 모두 달아났다.
어머니가 내려놓는 보따리 속에 뭐가 들어있을지
우선은 그 것이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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