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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이의 고난 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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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2월에 유현에게 닥친 고난의 일기를 BAND '강변나그네'에 올린 글을 이 곳 강변 뜰에 옮겨 왔습니다. **
*현이의 고난 일기 1 *
(발병)
강변교회가 성찬을 앞둔 한 주간!
“엄마! 저 머리가 아파요!
그냥 힘도 없어요..“
중학교 1학년 현이는 잘 먹고 잘 자라서
키가 엄마보다도 더 커지고 너무 착한 마음을
할아버지 할머니는 늘 칭찬해 주시며 가족 친척은 물론
교회와 학교에서도 많은 분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아왔다.
“감기일 거야, 약 먹고 잘 쉬면 곧 괜찮을 거야”
그런데도 현이는 소변을 잘 누울 수가 없고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아서
할아버지 기침 진료와 처방도 받을 겸 해서 우리들 병원으로 두 부모님과 함께 갔다.
오! 반가우신 선생님,
매 주마다 함께 예배드리는
한 가족으로 대해 주시는 선생님이시지만
왠지 오늘만은 의사와 환자의 관계라서 조금은 무거운 분위기였었다.
선생님 앞에 서서 막 말을 시작하려던 때에
비식 현이가 주저앉고 말았다.
의사 선생님과 우리 모두는
“현이야! 왜 이러는 거야?”
하면서 부추겨 세웠지만
말 수가 적은 현이는 말없이 다시 일어섰지만
온 몸의 힘을 잃어버린 듯 했다.
의사 선생님은 잠간 살펴보시더니
다른 큰 병원으로 가 볼 것을 권유하셨다.
왠지 불안감을 갖고 서둘러 평촌에 있는 한림 대 병원 응급실로 갔다.
나는 을지로 사무실에 가서도 마음은 불안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이가 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은 크게 하지 않았다.
수요일이라 이수 역에서 노성대 선생님 차에 얹혀 교회로 가면서도
현이 이야기를 별스럽게 하지 않았다.
수요 기도회를 마치고 성탄절 찬송 연습이 있지만
나는 성가 연습을 하지 않기 때문에 김명화님 차를 타고
한림대학 병원으로 갔었다.
명화님과 같이 올라가본 병실에는 현이가 엄마 아빠의 돌봄 아래서
MRI, CT촬영과 몇 가지 검사를 하며 검진 중이라는데
현이는 누워있으면서도 허벅지와 다리에 힘이 없다고 하였다.
현이의 다리 몇 군데 부위를 누르면서 물었더니
아픈 감갇은 있는데 발가락이 움직여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갑자기 불길한 생각도 들었지만
검사 중이니 곧 치료 하고나면 괜찮을 것으로 생각 되었다.
평촌역에서 전철을 타고 집으로 왔다.
목요일 아침에 나는 을지로로 향해 갔고
현이 할머니는 동생들 아침 식사와 학교 가는데 돌봐주고
한림 대 병원으로 갔다.
을지로 사무실에 도착하여 얼마 되지 않아서 현이 할머니로부터
다급해진 음성으로 현이가 밤 중 3시 반경부터 지금까지
혼수상태로 있으면서 아직껏 깨어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오! 하나님 아버지시여!
다급해진 마음은 먼저 하나님께 부르짖는다.
“우리 현이가 어찌된 일이옵니까?
하반신 마비에 혼수상태에 들어가 있는
현이를 어찌 하여야 하나이까..?“
현이 아빠 말에 의하면
현이의 병명이 급성 파종성 뇌 척수염이라 했다.
----------------------강변나그네 밴드 16.12.20 오전 12시 41분-----
*현이의 고난 일기 2*
(깊은 곳에서)
오후 들어서 떨리는 가슴을 움켜 안고 기도하고 있을 때
현이 할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현이의 상태를 교회 이경훈 집사님이 듣고
급히 서울대 응급실로 현이를 데리고 오라고 하여
한림대 병원 진료팀과 의논하여 서울대 병원으로 이송할 것이라고 하더니
오후 2시가 지나서 서울대학병원 응급실로 간다고 하였다.
오늘은 일 년 중 한 날을 잡아서
대야초등학교 동창생들의 모임이 있는 날로
내가 주선했기에 저녁 시간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14명의 옛 친구들이 오랜만에 모인 자리였지만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다.
옆에 앉은 친구에게만 귓속말을 전하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현이야!”
어린이 소아과병원 응급실에서 보는 현이를 보는 순간 눈물부터 나왔다.
줄줄이 약물 주사를 꽂은 채 전신 어디에서도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다리와 발은 차가운 채 나무토막처럼 굳어진 상태로 보였다.
“하나님이여!
저희는 오직 하나님께서 은혜로 주신 약속을 믿고 여기까지 왔나이다.
주께서 보내 주시고 맡겨주신 현이와 함께 약속해 주신 주님의 뜻이 어디에 있나이까?
무지한 저희들에게 먼저 주의 뜻을 깨닫게 하옵소서.
현이가 자기 숨을 쉴 수 있게 하여 주시며
몸의 감각도 돌아오게 하옵소서.
주께서 약속의 자녀로 보내 주시고
현이와 함께 이 땅에서 이루고 나갈 것을 보여 주옵소서.“
현이 가까이에 남아있겠다는 정희를 남겨 두고
현이 아빠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할머니와 함께 아침 10시에 중환자실 입구에서
정희를 만나서 현이를 만나러 들어갔다.
간밤에 현이는 한 번 의식을 찾았다가 다시 잠든 상태에 있었다.
현이가 움직이는가 싶더니 경기를 하는 바람에
순간 긴장감이 돌고 5명의 의료진이 숨가쁘게 움직이며 겨우 안정 시켰다.
얼굴은 붉어지고 호흡이 빨라지고 열과 혈압이 높아졌다.
드디어 억지로 냉정을 보이던 정희는
현이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다가
참고 있던 눈물로 흐느끼며 몸 가누기를 힘들어했다.
“정희야, 현이의 눈물은 슬퍼서 알고 눈물 흘리는 게 아니야,”
“네 알아요 아버지.”
오늘 낮에 멀리 아랍권 선교사로 사역하시는
김선교사님과 식사 약속한 것도 잊고 있었다.
전화로 현이의 말을 전해 들으시더니
곧바로 함께 병원으로 가자고 하셨다.
“가셔도 현이를 볼 수 없고 힘드시지 않겠어요?”
“아니요! 꼭 가야됩니다.
현이를 볼 수 없다면 문 앞에 서서라도 기도해야 됩니다!”
오후 4시 조금 지나서 선교사님을 만나서 같이 현이를 찾았지만
역시 들어갈 수 없어서 중환자실 문 앞에 서서 기도드렸다.
다시 한 편 의자로 가서 마가복음 5장을 읽고
그 때 도착한 정희에게도 “달리다굼!”
이 한 마디면 되실 예수님을 의지하고 구하도록 권해주셨다.
선교사님이 가신 후 중국에서 조금 전에 도착하신
김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여행 짐도 풀지 않으신 채 오셔서
현이를 만나보시며 기도해 주시고
우리도 다시 나와서 한 편 의자에 앉아서
시편 102편과 104편의 말씀으로 위로를 주셨다.
다 함께 목소리 합하여 현이의 병 낫기를 위해기도 했다
아침 때 보다는 조금의 나을 것 같은 심정으로 나와서
교회에서 모이는 그룹모임 중간에 들어가서
30여분의 교우들이 허목사님을 모시고 나누는 말씀을 들었다.
여러 가지 말씀들이 관심 있게 긴장감까지 느끼며
자신들의 말을 할 수 있었지만 당장 시급한 문제로
오는 주일에 있을 성찬을 몇 몇 교우님들이 받기 어려운 심중을 토로하며
주님의 뜻을 구하는 모습에는 안타까움이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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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이의 고난 일기 3*
(깊은 속에서 기도를)
토요일 아침에 정희와 함께 현이를 만나러 갔다.
강변교회의 허목사님께서 오셨고
이경훈 집사님과 김태희님 내외분도 오셨다.
현이의 상태는 매우 작은 변화를 보이면서 더 악화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현이야! 악수 한 번 하자~”
이경훈 집사님의 말에 현이는 오른 손을 조금 움직여 보여줬다.
아이의 행동 반응을 이처럼 긴장하며 주시하는 때가 있었던가?
그 작은 미동에도 우리는 감격으로 받는다.
면회를 마치고 중환자실에서 나와서
우리 몇 사람은 조용한 자리를 찾아가서
허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기도를 드렸다.
토요일의 을지로 사무실은 조용했다.
때마침 걸어주신 한 장로님의 전화를 받다가
나는 그간 참았던 눈물을 억제하지 못하고 혼자서 기도하며 울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 아버지여!
여기까지 왔나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가장 큰 선물
위로부터는 복음과 성신님으로 주셨고
이 땅의 선물로는 현이를 저와 아내에게 가장 큰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 현이가 오늘 이 시간까지 나흘이 지나도록
자기 숨을 못 쉬고 혼수상태로 깨어나지 못하고 있나이다.
가족도 의사들도 교우들도 그 아무도
우리 현이에게 힘이 되어주지 못하고 있나이다.
주께서 주시는 큰 그림의 뜻을 헤아려 보려고 구해도
저는 답을 찾지 못하고 어둠 가운데 있나이다.
생명의 주인 되시는 주님의 손길 외에 아무에게도 구할 길이 없나이다.
온 가족과 온 교회가 주께 향하여 부르짖고
3일 째 되던 늦은 밤에도 30여분의 교우님들이 한 자리에 모여앉아
현이의 병 낫기를 위해 한 목소리로 기도도 드렸습니다.
제 한 몸 가눌 길 없어도
정희 내외와 현이 할머니의 눈물이 계속 아른거립니다.
주께서 이 땅에 오셔서 가난한 자와 병든 자를 불쌍히 여기신 주님!
우리 현이를 불쌍히 여기시고 상한 곳에 손을 내밀어 주옵소서.“
적극적인 도움이라도 주시고 싶은 어느 교우님의 뜻이 공론화되기 전에
제게 의향을 물으셨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서로 한 가족처럼 소식을 나누고 기도하는 일이야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러면서도
우리 현이가 겪는 고난과 위로의 대가로
특별대우를 받는 것을 사양한다고 했다.
제가 일찍이 주님께 기도한 약속이 있었다.
하나님께서 그 나라의 복을 유업으로 주신 것과 가족 건강을 주셨는데
나와 내 가족에게 한 가지 부족 한 것이 물질이었다면 (끝없는 물질 부족과 청산하지 못한 남의 빚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해도) 그 것 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며 그로 인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리지 못하고 배반하지 않을 것을 주님께 드리는 약속으로 기도하였었다.
(몸이 늙고 일할 능력이 점점 더 떨어지매 하나님께 제가 드린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은 마음에 너무도 큰마음을 졸이며 살아왔다.)
그럼에도 나처럼 가족, 교우님들, 친구들에게조차 (부끄러운 동정과 부담을 감수하면서 까지도) 풍요롭게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 하나님아버지께서 나를 가난하게 하심으로 주시는 복이 너무나도 컸었다.
“하나님 아버지시여!
현이를 제게서 멀어지지 않게 해 주시옵소서
제가 만일 현이로 인하여 죄를 짓고 있었다면
제 눈을 밝게 뜨게 하셔서 주의 뜻을 바로 깨닫고 회개하며 바로 서서 갈 수 있도록 인도하옵소서.“
성찬 예배를 드리는 주일 낮에는 아무도 현이 곁에 가지 않고
교회로 향해 가면서,
카톡 방에 현이를 생각하면서 간단한 문자를 올렸다.
“사랑하시는 형제자매님 들이여!
주님께서 십자가의 고난을 앞두신 밤에 성찬을 명하신 뜻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참예하시기 전에 얼마나 많은 자기 성찰을 하셨을 줄을 알면서도
자기 호흡 주실 것을 기다리는 현이의 심정으로
단 한 가지만이라도 나를 낮추시며 주님께 참여의 기회를 주신 것에 함께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자기 숨을 못 쉬는 현이를 생각하며 기도 할 때
내가 하나님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단 한 가지 한없이 낮아지는 마음뿐이었다.
성찬을 나누던 그 시간에 하나님께서는 정목사님께도 낮추시는 모습을 보여주시면서
허목사님의 손을 통하여 나누시는 분병 분잔을 받게 되었다.
하나님께 찬송을 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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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이의 고난 일기 4 *
(흑암과 사망의 그늘에서 인도하여 내신 주님!)
주일 예배를 드리는 시간 때문에 현이를 만나보지 못하고
월요일 아침에 현이를 만나러 갔을 때
감사하게도 현이는 작지만 호전 반응을 보여 주었다.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나누면서 현이 아빠엄마와 병원 문을 나설 때에도 현이의 작은 반응 한가지 한가지 놓치지 않고 말하는 것은 서로에게 확인을 통하여 위로를 주고 싶은 마음에서 일 것이다.
화요일 아침엔 현이가 뇌 부분MRI촬영과 척추 부분CT 촬영도 하였다.
저녁에 주치의 선생님과 사진 판독을 보면서 설명을 들었다.
뇌 부위 전반에 병변이 많이 보여서 치료가 쉽지 않고 검사와 치료를 병행하며 주시해야 할 부분이 있어서 치료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고 하였다.
설명해 주시는 의사의 한 마디 한 마디 말은 너무도 큰 실망과 안도를 교차해 가는 것이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들으면서 한숨도 교차했다.
수요일 아침에 한도희 집사님 내외분께서 오셔서 함께 현이를 만나 보았다.
조금은 좋은 반응을 보여 줘서 감사와 기쁨으로 위로를 나누었다.
거피 집에 들러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교회의 아픔에 현이의 아픔까지 주님께서 함께 풀어 주실 것을 구했다.
목요일에 산소공급기를 빼 본 결과 몇 시간 견디다가 힘들어 해서 재차 꽂게 되니
현이는 좀 더 힘들어 하는 모습이었다.
엄마는 현이가 좋아하는 노래 듣기를 해주고 학교 친구들의 음성도 들려주었다.
현이는 하교 친구들의 동영상을 보기 위해서 눈을 크게 뜨기도 하였다.
우리는 현이가 크게 뜨는 눈만 봐도 기쁨이 전해진다.
현이가 힘들어하던 지난 금요일에 서 한 주간을 보내었는데 많이 좋아지지 않았지만 그 때 보다는 좋은 상태였다.
토요일 아침에는 한수만 장로님 내외 분과 이종덕 선생님 내외께서 오셔서 교대로 들어가서 면회를 하시면서 기도해 주시고 위로의 시간도 가졌다. 현이는 아침까지 상태가 좋았다는데 우리가 볼 때는 졸리는 듯 눈을 크게 뜨지 못하면서도 작은 반응은 보여주었다.
을지로 사무실에 들어와서 오늘 저녁에 있을 루디아 찬송을 펼쳤다.
♩♪ 멀리 멀리 떠났던 자 다시 돌아 왔으니
어둠에서 헤매던 몸 주여 안위 하소서
어둠에서 방황할 때 의지 할 곳 없었네
멀리 멀리 헤매던 이 몸을 주여 안위 하소서♬
저녁에는 할머니가 림이와 온이를 데리고 교회로 오고
현이 아빠 엄마는 현이를 만나러 갔다.
찬송소리가 힘을 더해 갈 때 현이가 일어나서 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많은 교우 분들께서 현이의 상태를 물으시지만 시원한 답변을 들려드리지 못하면서도 소망을 두고 위로의 말로 주고받았다.
주일저녁 찬양예배시간 전에 순서판을 보고 오늘의 시편을 읽고 묵상하며 옆에 앉은 림이에게도 후반부 두절을 읽게 하면서 예배에 임했다.
‘사람이 흑암과 사망의 그늘에 앉으며 곤고와 쇠사슬에 매임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며 지존자의 뜻을 멸시함이라
그러므로 수고로 저희 마음을 낮추셨으니 저희가 엎드러져도 돕는 자가 없었도다.
이에 저희가 그 근심 중에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그 고통에서 구원하시되
흑암과 사망의 그늘에서 인도하여 내시고 그 얽은 줄을 끊으셨도다.
여호와의 인자하심과 인생에게 행하신 기이한 일을 인하여 그를 찬송할지로다.‘
(107:10-15)
허목사님의 강설에서도 마태복음의 5장 심령이 가난한 자와 애통하는 자를 이사야서(61장)를 통하여 깊은 뜻을 전하여 주실 때 현이와 함께 예배하는 우리의 심령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었던지 오직 하나님께 감사할 뿐이었다.
‘주 여호와의 신이 내게 임하셨으니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전파하며 여호와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신원의 날을 전파하여 모든 슬픈 자를 위로하되’
다음날 아침에 정희하고 현이를 찾아 갔을 때,
현이의 묶여 있던 두 팔은 풀려 있었고 가려운 데를 손으로 문지르는 모습을 보앗다.
정희는 어제 저녁 시편 말씀을 현이의 귀 가까이에 대고 읽어 주면서 얽은 줄을 끊어주시는 하나님께서 코와 입의 줄도 끊어 주실 것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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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이의 고난 일기 5 *
(교회와 함께 겪는 고난에서)
월요일 저녁시간에 중환자실에 있는 현이를 생각하면서 교회로 갔다.
강변교회가 요즈음 중병에 앓고 있으며 이를 감지한 온 교회 성도가 기도하는 중에 있으며,
오늘은 정목사님을 모시고 이를 중히 여기는 일부 교우님들이 마음에 담았던 이야기와 문제 해결을 위한 각자 나름대로의 호소를 목사님께 드리고 함께 답을 들어보기 위한 자리였다.
정목사님과 허목사님과 신장로님 한장로님 외에 참석하신 32명의 성도들은 그간의 괴로웠던 마음들을 비교적 소상히 고백하고 눈물로 호소 드리면서 강변교회가 주님의 통치를 받으며 건강하게 서 갈 것을 말할 때 무엇보다 말씀을 바르고 풍요롭게 받을 수 있도록 바라는 심정을 하나같이 모으면서 말씀드렸다.
여기에서 나는 현이의 상태에서 현이의 마음으로 목사님께 향하여 호소를 드렸다.
목사님!
저희집 아이 현이가 2주 전에 우리들 병원으로 찾아간 자리에서 유선생님 앞에 섰다가 갑자기 쓰러졌었습니다. 지금은 서울대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서 아직까지 의식도 제대로 돌아오지 못한 현이를 생각하면서도 갑자기 주저앉는 그날의 현이 생각을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자기 숨도 못 쉬고 있는 현이를 찾아가서 귓가에 대고 기도를 하고나서 한마디 말을 전해 주었습니다.
‘현이야, 네가 이렇게 하나님 앞에서 크게 아파있는 것은 네가 지은 죄 때문만은 아니야!
그렇지만, 너의 이 큰 아픔을 보면서 우리는 다 같이 마음모아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구한다.
현이야, 엄마와 아빠, 우리 온 가족과 우리 교회를 생각하면 모두가 너의 아픔을 보면서 정신 차리고 한없이 낮아지라는 것뿐이란다.‘ 말해 주었습니다.
하나님! 다 버리고 낮아지겠습니다.
어지러운 나라문제 교회문제 돈 문제 이웃과의 문제 이 모든 것들이 현이의 아픔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발가벗고 낮아지는 것이 무엇이 문제이겠습니까?
‘정목사님!
저는 이 강변교회에 30년 넘게 출석하면서 선대의 훌륭하신 목사님 두 분에게서 배운 말씀이
‘아상을 버려라! 겸손하라,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고 나를 낮추라’는 말씀이었고 정목사님께서도 기도나 강설을 통해서 같은 말씀을 거의 매주 마다 들려주셨습니다.
그런데도 오늘 우리가 그 어느 때보다 낮아져야 할 자리에 와 있었을 때, 목사님께서는
우리 교우들에게 그토록 강조하시던 낮아지는 모습을 한 번도 보여주지 못하시고 있습니다.
목사님!
오늘의 독립개신교회와 강변교회가 왜 이 지경에까지 왔습니까?
저는 지난 번 모임에서도 목사님께서 낮추시면 곧 아무 문제없이 풀릴 것이라고
호소를 드렸을 때 아무 말씀 없이 나가시면서 장로님들이 답을 주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아니, 목사님께서 하실 답을 어떻게 장로님들이 대답을 할 수 있으시겠습니까?
목사님!
아직도 우리 교인들의 책임 탓으로 돌리시며 낮아지실 생각이 없으십니까?
자기 숨을 못 쉬는 현이의 심정으로 한 없이 낮아질 것을 결심한 저 또한 낮아지겠습니다.
목사님! 함께 낮아지십시다.
오늘 밤이라도 IRC 세 분 목사님들 불러서 서로 손을 맞잡고
지난 일들을 되돌아보시며 ‘우리가 지금까지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가?’
세 분 목사님들이여! 나보다 나은 당신들께 협력하여 주님 앞에 다시 설 것을 부탁드립니다.
내 몸 병들고 약한 것 다 아시지 않습니까?
지금 당장 말씀에 주리고 목말라 기아 상태에 놓일 우리 양들을 돌보는 일이 가장 시급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주님께서 부탁하시며 맡기신 교회를 바로 세워 가셔야하지 않겠습니까?
목사님! 이 문제는 쉽고 단순하게 곧바로 풀리고 말 것입니다.
목사님! 저와 같이 낮아지십시다!
주님 앞에서 호소드립니다.‘
27일 화요일 아침 현이는 좀 더 상태가 나아져서 내일 쯤 산소공급관을 제거할 것이라고 했다.
삼가 애매한 병상의 현이 이름을 우리들의 잘 못과 연결하는 듯한 마음을 주님 앞에서 조심스럽게 살피며 지금까지 온 교우 분들께서 보여주신 관심과 기도와 사랑의 뜻을 모아 주님께 기도하는 마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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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이의 고난 일기 6 *
(안녕하세요!)
수요일의 강변교회 공동의회에서
교회 재무보고 중에 한 여 성도가 병원 중환자실에 오래 있는 현이를 교회 차원에서 돕자는 말이 나왔을 때 지켜만 보고 있던 내가 할 수 없이 말을 하게 되었다.
나는 그런 말이 나온 것부터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되어서
“현이를 생각해서 그렇게 말씀해주신 교우님의 마음은 고맙지만, 교회 살림에 그런 것은 전혀 맞지 않는 것이며 한 예를 남겨서도 안 될 것입니다.
다만, 이 번 현이의 일로 우리 교우님들의 열정어린 기도에 놀라면서 여러 교우님들의 기도소리가 제 귓가에 뜨겁게 다가와서 들리고 온 마음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현이를 너무도 사랑해 주시는 큰
위로와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대전 성은교회를 돕는 일은 성은교회가 남의 교회가 아니며 다른 교회라 할지라도 소아시아 에 있는 교회가 예루살렘에 있는 유대인 교우들에게 헌금을 보낸 일을 생각하더라도 우리는 당연히 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이는 산소 공급관을 제거한 뒤 3~4시간 뒤에 다시 꽂았다.
실망도 했지만 현이가 힘든 길을 겪으면서가는 과정으로 알아야 했다.
12월 30일 오후에서야 소아일반병실 로 갔다.
먼저 하나님께 감사했다.
소아병실 5층에 있는 8인실이지만 창가에 있어서 멀리 도봉산이 보이고 밤에는 동대문 성곽 불빛이 환하게 비취었다. 현이하고 저 성곽 길을 언젠가 걸어보려고 했었는데 이제 현이가 나으면 같이 걸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열과 가래 그리고 가려움증과 욕창까지 우선적으로 치료를 하면서 하반신과 다리까지 관심을 갖고 길게 보면서 치료해야만 한다.
2016년 한 해를 보내는 날이다.
‘이것이 나라냐?’는 말에 공감하면서 숨이 막히는 듯이 들 끌던 우리 정치권이 대 수술을 겪는 과정을 오늘 우리 교회가 거울로 비춰 볼 수 있었음에도 교회마저 오히려 답습하는 형태로
집권자들은 하나님의 권위와 명예까지도 도용하듯 자신들의 세상적인 안위를 탐하고 맡겨 책임질 양들은 기아상태에 메말라 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우리 교회는 다르다는 개혁교회 40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강변교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나 자신은 물론 두 아들 가정경제도 어려운판에 현이가 갑작스레 중환자실로 가게 되었다.
혼수상태에 하반신 마비로 눈을 못 뜨는 현이를 보면서는
이제까지 그토록 분노하며 절망감에 빠져 고통스러워했던 모든 일들이 한 순간에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겨지고 말았다.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더 가까이..
버리고 낮아지되 사랑만을 더 하면서..
주님께 기도하며 새 해를 맞습니다.
“안녕하세요!”
한 해를 마지막으로 보내 던 저녁에
병실을 찾은 나에게 현이가 인사를 했다.
지금까지 숫하게 들어온 인사 한마디
현이가 나를 맞으며 인사하는
“안녕하세요!” 한 마디에 나는 세상을 얻은 기쁨에 차서
현이를 어루만지며
감사하다. 감사하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우리 교우님들~
현이 이름 한 번 안 불러보신 분
없으시겠죠?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드립니다. ^^*
* 현이의 고난 일기 7 *
(재활의 문 앞에서 감사를~)
2017년 1월 1일(21-5)
그 몹쓸 병신년(病身年)을 보내고 새해를 맞으면서
오늘은 현이를 만나지 않고 신년 예배 겸 첫 주일 예배를 드렸다.
엄마는 병실에서 현이를 돌보고 림이와 온이는 할머니 옆에 앉아 예배를 드렸다.
예배 시작 전에 오늘의 시편 말씀 111편을 림이와 함께 읽고 현이와도 함께 읽게 했다.
주께서 현이에게 다가와 주시며 은혜와 자비로 주신 약속을 기억토록 하시고 하나님께서 그 기이한 약속을 능력으로 나타내 보여 주시며 영원히 찬송을 받으실 것도 약속으로 주셨음을 감사하며 기도드렸다.
3일 오전에는 현이 왼쪽 가슴에 바이브레이션을 해주고 엄마는 썩션을 해 주었다.
“암마, 엄마!” 현이는 엄마를 대체로 두 번씩 부른다.
“ 저 머리가 아파요~” 순간 정희와 나는 가슴이 덜컹했다.
현이의 작은 반응 한마디 말에도 신경이 곤두세워진다.
“머리 어디가?” “어떻게?”
그런데 현이는 우리의 당황하는 표정을 알아차린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안심시킨다.
전에부터 어딘지 모르게 힘들다고 해 왔으며 오늘 그것이 머리가 좀 아픈 것이었다고 하는 것을 알았을 뿐이라고 했다.
현이의 한 주간은 엄마와 둘이서 밤낮으로 병마와 싸우며 견뎌내는 시간이었다.
아침저녁으로 현이를 찾아가는 내 마음이 전보다 얼마나 가벼운지 모른다.
중환자실에 있을 때 찾아가는 것과 너무도 달랐다.
눈에 확 띄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편으로 달라지는 작은 느낌만으로도 기대가 컸다.
현이 없는 4주째 예배시간에 읽은 시편(112:1-5) 말씀을 읽고 현이와 함께 읽으며 기도했다.
우리가정 가훈이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진실하자’ 인데
4절 말씀으로 현이와 기도제목으로 삼으며 기도했다.
“정직한 자에게는 흑암 중에 빛이 일어나나니 그는 어질고 자비하고 의로운 자로다”
현이가 흑암 중에 아무 희망도 보이지 않았을 때 한 줄기 빛을 비춰주시며 능력으로 이끌어주신 주님께 감사하며 기도 드렸다.
찾아주신 교우님들과 가까운 이웃 분들의 위로에 감사를 드린다.
학교 선생님들과 같은 반 친구들과 동네 친구들까지 현이를 찾아주었다.
멀리
광주에서 현이 외할머니와 이모님 내외가 아들(14)을 데리고 오셔서 현이와 정희를 위로해 주셨다.
2년 전에 우리 가족이 순천지역 여행을 하고 돌아 올 때
광주에 사시는 현이 외할머니께서 점심 식사 대접을 해 주셨었다.
그런데, 예약해두신 식당이 우리 개혁교회 광주남부교회 앞에 있었다.
현이 할머니께서는 10여 년 전에 신앙생활을 하셨지만 사소한 교인간의 일로 교회에 나가지 않으시다가 자식처럼 돌보시던 큰 손녀가 얼마 전에 갑자기 변을 당하여 세상을 떠난 일에 너무 크신 충격으로 우울증세까지 보이시더니 현이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다시 하나님 앞에 용서를 구하시고 남부교회에 새 해부터 출석하셔서 예배를 드렸었지만 1시간도 더 걸리는 교통편이 어렵다고 하셨다.
현이가 중환자실에 있을 때는 할머니의 괴로우신 심정을 생각해서 말씀드리지 못했지만 늦게 입원실에 있는 현이의 소식을 들으신 할머님이 곧바로 올라오셔서
위로와 함께 신앙고백을 들려주셨다.
일찍 홀로 계시면서 오직 자식들만을 위하여 살아오신 현이 할머님,
첫 손주의 사랑을 한 순간에 빼앗기시고 큰 충격의 슬픔도 채 가시기전에
우리 현이의 소식을 들으신 할머니는
“모두가 제 죄 때문이었어요”
하나님을 떠나 세상만을 바라보시고 사시던 지난 세월을 눈물로 회개했노라 하셨다.
하나님을 떠난 10년 세월의 노년에 얻은 것이 무엇이며 남아 보이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오늘 우리 현이는 아빠 엄마 뿐만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와 교회 가족들의 믿음 생활을
독려해 주었습니다. 주님께서 현이 외할머니께서 다 버리시고 지쳐 돌아오신 몸과 마음을 받으시고 이제껏 기다려 주셨다가 긍휼과 사랑으로 받으시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현이 생명과 함께 크게 기뻐하며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현이 상태는 점점 나아지면서 재활 치료를 시도한다.
큰아빠 성근이와 유진 동생과 림이와 온이도 한 달 만에 병실에서 만나보았다.
현이가 병상에서 아빠에게 스마트폰을 회생기념선물로 받았다.
현이는 코로 끼워 넣는 공급관을 제거하고 자기 입으로 식사를 했다.
현이는 이제 산소공급 측정 포화도기를 빼내면서 치료를 위한 온 몸에 걸쳐진 것을 모두 벗어내버렸다.
물리치료와 재활 운동만이 할 일이다.
골반 아래 부위부터는 아직도 운동신경이 작용하지 않는다.
15일(33-16)
오직 주께서만이 함께 해 주시는 은혜를 입은 이 날에
시편 말씀 113편으로 예배하였다.
영광의 하나님께서는
스스로 몸을 낮추사 천지를 살피시고
가난한 자를 진토에서 일으키시며
궁핍한 자를 거름무더기에서 들려 일으켜 주셨다.
대한 추위도 가고 새 봄이 오기 전에
이 나라 정치권도 대 수술을 거치면서
안정으로 갈 것을 기대하고~
수개월간 중병을 앓던 강변교회도
불협화가 하나로 화합해 봉합되면서
서로가 낮아진 자세로 처음 사랑을 되찾아 간다.
멀리 이방으로 떠나갔던 나오미가
본향을 찾아 돌아온 것처럼
현이 할머님께서 손녀 손자를 생각하시며
하나님 앞에 다시 은혜를 입으셨다.
현이의 재활 치료도 이를 증명하듯
주님을 의지하는 자에게 도움이 되시고 방패가 되어 주시니
주님의 보호 안에서 날로 새 힘을 얻어갈 것이었다.
**이제까지 현이가 아파하며 울 때 같이 울어주시고
흑암에서 부르짖을 때 합심하여 기도해 주시고
코로 숨 쉬며 입으로 음식을 먹을 때 쯤 하여
마음과 몸과 시간과 물질까지 다하여
찾아주신 성도님들의 한없으신 사랑과 위로와 격려에
끝 모를 감사를 드리오며
지루한 고난의 일기 읽어주신 모든 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할렐루야!
하나님께 찬송과 영광을 돌리나이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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