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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이야~! 림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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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이야~! 림이야~!
“아버지, 저 오늘 다니던 직장에 그만 두겠다고 말해줬어요..”
“응, 그래..? 그래야겠지..”
“많이 생각 해봤는데요..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직장에서는 뭐래..?”
“같이 일하던 언니가요..다시 한 번 잘 생각해보라구요..”
“그렇겠지..현이 아빠가 사업이 잘 돼야 할텐데..”
“되겠지요..길은 하나님께서 함께해 주실테니까요..”
“그래..”
우리처럼 어려운 가정에서는 좋은 직장을 놓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파트 분양 대출금을 비롯한 은행 빚을 갚아가는 일이나
생활비 지출에 비해 수입이 모자란다는 것을 정희는 성격적으로도 너무도 잘 알 고 있을 것이다.
정희는 직장에서 하는 일이 벅차다거나 힘겨워 하지도 않았으며
회사 분위기도 좋고 예상치 않은 진급도 빨라서 회사로부터 받는
대우나 배려에는 분에 넘치도록 고마워하는 마음이었다.
사람들의 수명은 길어진다 해도
빨라지는 속도감은 내일의 생활 계획에
젊은 날의 수고와 벌이가 당연하게 여겨지고
좀 더 일찍이 경제적 안정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정희가 모른다거나 피해가려는 생각도 전혀 없다는 것을
나도 잘 알고 있다.
첫 아이 현이는 할머니의 보살핌에 잘 따르면서 자라주어서
큰 어려움이나 안타까움을 가지지 않았지만
둘 째 림이는 일 년간 엄마 품에서 자라는 모양새에서부터
할머니와 한 집에 살면서 자란 현이와는 많이 다르게 보였다.
우리가 다 같이 생각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어떠한 말씀으로 권고 하시는가..?
하나님께서 내신 사람의 본분을 따라 삶의 길을 가는 우리가
자녀를 낳아 기르고 가정을 세워가면서 불가분의 관계로 여겨지는
가정 경제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더불어 우리 가정에도 현실의 갈등으로 떠올랐다.
부부 문제를 포함하여 가정 경제 문제는
당사자들이 가장 잘 알며 최종의 책임까지 감당할 일이어서
다른 사람의 조언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스스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교회에서의 가르침도
절대의 명령으로 단정하는 답을 말할 수는 없으며
공식처럼 답이 나와 있는 것도 아니어서
하나님께서 말씀해 주시는 대의를 따라 배우고 확신하는 일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삶에서 가장 옳게 여겨지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나그네가 다른 날보다 조금 일찍 들어갈 때에
현관에서 반갑고 기쁜 몸짓으로 소리 지르며 맞아주는
현이를 않아 주었다.
“할아버지~! 뭘 사왔어~?
나 이 빵 참 좋아하는데~..“
현이는 건네받은 빵 봉지에서 슈크림 빵을 집어 들면서 말했다.
한 참동안이나 오늘 엄마 따라서 문화원에 다녀온 이야기와
엄마와 같이 쑥 떡을 꿀도 넣어 만들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면서
“맛있지~..?”
하며 쳐다본다.
“현이야~..!”
“어~?”
언제나처럼 현이는 반짝이는 눈으로 빤히 쳐다보면서
할아버지 말을 기다린다.
“우리 집에서 돈을 누가 벌지..?”
“응..아빠가..할아버지도 벌고..”
“돈 많이 벌어서 현이 좋은 것 많이 사주면 좋겠지..?”
“응, 아주 많이~..”
아직은 돈에 대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무엇을 살 때나 차 탈 때도 돈을 내는 것을 보고 알아서
돈이 필요한 것인 줄은 아는 듯 했다.
“ 그럼, 엄마도 회사에 가셔서 일하면 돈 더 많이 벌 수 있는데 어떨까..?”
“응, 좋아, 그럼 돈 많겠다~!”
“그럼, 현이와 림이는 엄마 회사에 다녀오실 때까지
할머니 하고 집에서 잘 놀고
문화원도 다니고 림이와도 잘 놀아 주고 해야겠다~!..“
현이의 얼굴 표정이 당장 달라졌다.
“아니야~..! 엄마는 안돼, 돈은 아빠가 벌고..”
“뭐 좋은 것 많이 안 사줘도 엄마랑 같이 있는게 좋아~?”
“응.. 그게 좋아~..!”
“돈은 아빠가 버시고..할아버지도 회사에 가셔서 벌어올게~..
현이는 엄마랑 잘 놀고 잘 배우고 림이랑 잘 놀아주고..”
“그래! 그래 좋아, 그러자~!!”
언제나 밝은 현이는 이 저녁 따라 웃는 얼굴이 더 예뻐 보였다.
현이와 림이를 잠재우고 나온 정희와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은 은행 대출금과 카드 사용금 지출로 적자 생활이고 어려워도
하나님의 말씀대로 아내 된 위치에서 남편을 보필하는 자로 서서
집안일과 아이들 기르는 일에 전념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 했어요..
당장은 직장에 다시 나가서 얼마를 버는 것이 가정 살림에 도움은 되겠지만
부부간의 문제나 특히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서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크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성인이도 하나님께 더 구하는 자세로
힘을 내어 책임감 있게 가정을 끌어가야 하겠고..”
밤낮으로 엄마 곁을 떠나지 못하는 림이는 물론,
현이 역시 할아버지 할머니 비위 맞춰 깔깔대고 웃어주다가도
늦은 밤이면
”나..엄마한테 갈꺼야~..“
눈치 살피듯 엄마에게 향한 어린 마음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 왜? 무엇을 위하여
저 아이들의 가슴 속에 너무 일찍부터 아픈 마음을 안겨 줄 수는 없을 것이다.
“ㅎㅎ 아버지~!”
“제가 나가서 벌 때는
전혀 가정에 관심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던 현이 아빠가요..
요즘에 집에 들어와서 제가 전혀 수입이 없는 것을 알아서
생활비라며 5만원만 내 놓아도 얼마나 감사하고 귀하게 생각 되는지
‘감사합니다!’ 하고 받아요..”
“저는 하나님께서 아버지를 통해서 보여주시는 생활의 증거들을 보면서
부럽게 생각도 되고 .
.아버지 어머니 힘이 모자라신다면 자식들을 통해서라도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실 줄 믿어요^^*..”
가난 중에 태어나서 가난을 벗어보지 못한 부모의 처지를 오직 믿음의 눈으로 보아주는 딸 앞에서 머리가 저절로 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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