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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촌마을버스 (이기사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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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야산으로 둘러싸인 안촌은 계절마다 색깔을 새롭게 느껴볼 수 있는 마을이다.
7번 마을버스는 안촌 사람들은 물론 이어진 이웃 마을 사람들도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 50분까지 남녀노소 어린 아기까지도 이용한다.
이른 시간에는 주로 학생들이 많이 타고
다음으로 직장 출근 하는 사람들과 늦은 시간에는 운동이나 개인 볼 일들로 많이 이용한다.
버스운행시간이 20분 간격에서 40분 간격으로 변경 된 후부터는
이용하는 그룹 층이 전보다 확실해 지면서 서로를 알게 되고 인사를 나누면서 탑승한다.
직장 다니는 엄마 따라서 소윤이도 매일 같이 아기 방에 가기 위해서
버스를 타고 가다가 내릴 때 쯤 이면 미리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한다.
15년 동안 안촌에 살면서도
가깝게 대화를 많이 나누며 사는 이웃이 별로 많지 않았는데
이 곳 마을버스 이용객들은
매일같이 좁은 공간에서 함께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친숙해지는 모습이다.
마을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도
버스를 이용하는 주민들에게는 많은 관심은 물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올 봄부터 안촌 마을버스 7번 버스의 운전을 맡은 이기사님은
여성 기사이면서 밝은 성격에
노인이나 어린 아이들에게까지도 매우 친절하게 인사를 나누기도 하지만
길 가는 마을 사람들과도 웃음으로 인사를 나눈다.
무엇보다 운전을 잘하여서 복잡한 노선 길에서도
노래 가락에 맞춰 물고기가 물 흐름 따라 유연하게 앞으로 나아가듯
승객들은 시원스러운 마음으로 칭찬한다.
충북 보은 출생으로 18세에 운전 면허를 따고 20 여 년 간 운전을 했다고 한다.
격일제에서 근무일에는 오전4시에 기상하여
밤 12시 지나 1시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게 되지만
그 님에게 그나마 운전하는 시간이 즐거운 것은
격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반가움으로 인사를 나누고
친절한 교제를 나누는 손님들에게 봉사하는 일이 보람 있게 느껴진다고 했다.
“모레 다시 만납시다”
“죄송합니다.”
1년 경력을 위해 왔다지만 7개월 만에 대형 버스를 운전하기 위해서 잠시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12월 17일 사진1장 첨부하여 이기사님에게 문자를 보냈다.~~~~~
삶이 고달프다 해도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은
온 천하와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것~!
그래도 하루 생활의 시작 무렵
7번 마을버스는 이옥순 기사님을 만나면서
짧은 거리를 가는 잠깐의 시간이지만 반갑고 즐거웠었는데..
아니, 나뿐만 아니라
함께 출퇴근 하는 우리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명랑한 아침을 기쁨으로 맞는 시간들이었었는데...
인생살이 자체가 짧다 하지만
7개월의 세월이 너무도 짧고
내내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
오늘 전철 안에서 이기사님이 보내준 문자를 읽었다.
~~~~~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제가 다른 세상에 버려져 있더라구요~
신세계에 대한 설레임도 있지만 두려움이 훨씬 더 많고 크더라구요
어쩔 수 없이 지난 인연들을 헌 옷 버리듯 다 버리고
혼자라는 적막함에서 울타리를 두 바퀴 세 바퀴 치면서 움추러드렀습니다.
그러다가 그 울타리를 조금 열고
인연의 끈을 다시 잇기 시작한 곳이 안촌이었습니다.
저에게는 고향 같은 포근함을 느낄만한 곳이었습니다.
내 어머니 내 아버지의 친구 분들 같기도 하고
내 언니 오빠의 친구 분들 같은 그 분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너무 소중하고 정겹게 여겨졌답니다.
그렇게 환하게 기쁘게
저의 온 마음 열어서 웃을 수 있게 해 주신 당신님들이 있어 너무 감사했습니다.
새로운 세계 낮선 곳에서의 서먹함을 까맣게 잊게 해 준 안촌은
저에게 잊을 수 없는 사랑의 자리였습니다.
이제 또 다른 새로운 세계로 향해 가야만 하는 제 앞길이 두렵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받은 따뜻한 사랑으로 새겨진 추억은
언제까지라도 행복을 마음에 담고 살아갈 것입니다.
이 모든 것 제게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저 또한 당신님들의 행복을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마 첫 줄의 외로웠던 표현은 46세의 나이에 갑자기 남편을 떠나보낸 직후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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